영화 때문에 음반을 구입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반대의 예도 없으라는 법은 없다. 순전히 크로노스 쿼텟의 연주를 듣기 위해 앨범을 구했고 음악적 관심의 연장에서 영화까지 봤[는데, 쩝.. 호기심이 지나쳤]다. 죽음과 맞서기 위해 분투하지만 결국 죽음이 영생에 이르는 길이라는 철학적(인 척하는) 내용의 중세 환타지 로멘틱 의학 멜로물(뭐냐, 넌 -.,-). 영화 전반에 걸쳐 마치 상황과 인물의 감정을 설명하는 나레이션처럼 먼셀의 음악은 강렬하게 깔린다. 영화 사운드 스코어 씬에서 선보인 그의 작업들은 현대 클래식의 맥락에서도 주목해볼 가치가 있으며 이번 OST에서는 그 요소들이 충분히 관찰된다. 크로노스 쿼텟과 모과이 둘 사이의 서로 다른 장르에서 접점의 요소를 찾아낸 먼셀의 디렉팅은 절묘하다. 정적 위에 소리의 결을 더해가듯 연주하는 두 그룹의 특징을 활용하여 먼셀은 마치 오케스트레이션을 완성하는 방식으로 결과를 이끌어낸다. 현대음악의 현 조류와 포스트 락이 애초에 하나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들게끔 하는 앨범이다.
2014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