Łukasz Kluczniak (as), Robert Jarmużek (p), Marcin Lamch (b), Grzegorz Masłowski (ds) 등 폴란드 뮤지션들로 이루어진 코히어런스 쿼텟의 신보. 낯선 이름 탓에 신생 밴드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미 자국의 로컬 레이블을 통해 데뷔 앨범 Coherence (2013)를 발표한 나름 중고 신인이다. 쿼텟에 참여한 뮤지션 개인 커리어를 보더라도 이미 10-15년 이상 되는 활동 경력을 보유 중이며, 특히 루카스와 로베르트의 지속적인 협력과 다양한 뮤지션들의 프로젝트 참여 경험이 이번 CQ의 탄생 배경이 되었다고 한다. 전작이 지닌 음악적 가치에 비해 크게 대중적으로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유럽 내에서의 꾸준한 공연 활동을 통해 지속해서 인지도를 넓혀 왔고 마침내 Challenge라는 비중 있는 레이블에서 자신의 음악을 발표할 기회를 얻게 된다. 이번 앨범에서 이들이 보여주고 있는 음악적 스텐스는 5년 전 발표한 전작과 미묘한 차이가 존재한다. 전작에서는 정통적인 어법과 표현에 방점이 찍힌 연주를 들려줬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더욱 유연하고 확장된 공간 활용을 통해 CQ만의 유니크한 표현을 구사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라고 할 수 있다. 흔히들 말하는 표현으로 유러피언의 특징이 명료하게 드러났다고 말할 수 있는데, 이는 단순히 서정적인 테마나 여유로운 템포로 진행되는 스타일에 한정된 이야기일 수 있다. 오히려 진행 과정에서 상호 유기성을 강조하는 공간 구성이나 재즈에 고유한 스케일과 모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오소독스한 표현에서는 정통적인 접근에 더 가깝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다만 여기에서 한 가지 더 주목해야 할 점은 진행 과정에서 어느 한 파트의 주도적 역할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상호 간의 유기성에 중점을 두고 있으면서도 멤버들 개인의 적극적 의지와 균형을 맞추는 과정은 공간의 자율성과는 다른 CQ만의 고유한 팀워크를 보여주는 듯하다. 어쩌면 이와 같은 복합적이고 이중적인 특징이 CQ의 음악적 고유함과 더불어 매력을 드러내는 요소가 아닐까 싶다. 유럽과 정통 사이 경계의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
20180601
sou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