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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Daniel García Trio - Vía de la Plata (ACT, 2021)

스페인 재즈 피아니스트 겸 키보드 연주자 Daniel García의 트리오 앨범. 이번 녹음에도 베이스 Reinier Elizarde "El Negrón"과 드럼 Michael Olivera이 참여하고 있어 전작 Travesuras (2019)와의 연속성을 엿볼 수 있다. 그 내용에서도 자신의 모국 스페인의 정서적 분위기를 반영한 독특한 트리오의 언어를 바탕으로 안정적이면서도 여유로운 서정을 표현했는데, 이번 작업 역시 이와 같은 맥락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특히 이번 녹음에는 트럼펫 Ibrahim Maalouf, 기타 Gerardo Núñez, 클라리넷 Anat Cohen 등이 참여하고 있어 라틴적인 이미지뿐만 아니라 주변 문화의 에스닉한 표현까지 포괄하고 있다. 이는 민속적인 테마를 바탕으로 하는 자신의 언어가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에 둔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 듯하다.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지닌 게스트들의 참여는 스페인과 인접한 여러 문명과의 관계를 떠올리게 하는데, 이와 같은 다니엘의 유연한 태도와 접근은 그의 음악적인 장점이자 트리오의 가장 큰 매력이기도 하다. 어쩌면 이는 유럽 라틴의 고유한 지정학적 혹은 문화적 특징과도 관련된 것으로, 동서남북으로 이어진 여러 문명의 경유지이면서 때로는 충돌했던 역사적 경험을 생각해본다면, 다니엘은 자신의 음악을 통해 이를 자연스럽게 표출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특히 쿠바 출신의 베이스와 드럼은 재즈가 지닌 유연한 표출 속에서도 유럽과 남미의 라틴적인 감각을 통합하여 다니엘과 트리오만의 고유한 음악적 정체성을 강화하는 데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헤이니에르와 미카엘 둘 다 재즈의 전통적인 진행 속에서 대응하는 기민한 반응과 유기적인 호흡을 보여주면서도, 트리오의 고유한 민속적 표현에도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유연성을 갖추고 있어 안정적인 팀워크를 연출하기에는 이상적인 구성이라는 느낌을 준다. 전작보다 한층 여유로워진 분위기와 더불어 열정을 가다듬으며 이를 내적 응집을 위한 모티브로 활용한 듯한 모습은 인상적이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유려하고 화려한 표현을 통해 다니엘과 트리오 특유의 활기를 표출하고 있는 매력적인 앨범이다.

 

2021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