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ound

Daniel Karlsson Trio - 5 (Brus & Knaster, 2018)


피아니스트 다니엘 칼쏜이 이끄는 트리오의 신보. 인상적인 연주를 남긴 스웨덴 출신 피아니스트들의 이름을 떠올리다 보면 칼쏜의 이름이 등장하는 것은 이제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오늘날 스웨덴 재즈계를 대표하는 수많은 뮤지션을 배출한 Fredrik Noren Band 출신에, Magnus Ostrom의 피아니스트 등 활동 외에도, 1990년대 말부터 이어진 재즈-록 그룹 Oddjob의 리더 역할은 최근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트리오는 칼쏜의 음악 활동에 있어 또 하나의 중심축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이번 앨범에는 2013 트리오 데뷔부터 함께 해온 Fredrik Rundqvist (ds)와 2016년에 합류한 Christian Spering (b)이 참여하고 있다. 이번 앨범을 포함해 지금까지 발표한 작업은 비교적 정통적인 스텐스에서 진행되는 연주에서부터 그 범위를 넘어서려는 도전적 요소까지 나름의 스펙트럼을 형성하고 있다. 이를 다른 스웨덴 피아니스트들과의 연관 속에서 살펴보면 마치 Jan Johansson과 Bobo Stenson에서 Esbjörn Svensson에 이르는 일련의 흐름을 스스로 체현하는 듯한 태도도 느껴진다. 시대를 함께한 뮤지션들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한편에서는 이들 모두를 아우르는 독특한 음악적 정서도 떠올리게 된다. 이번 앨범에서도 유러피언 특유의 스텐스에 기반을 두면서도 소소하게 소울, 팝, 록 등 주변 장르의 어법과 표현을 부분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표현의 확장성을 염두에 둔 행위라기보다는 기악적 완성을 위한 구성적 요소처럼 보이지만 이와 같은 소소한 디테일은 음악적 설득력을 높이기도 한다. 음악적 내밀함에 방점을 두고 있어 전통적인 트리오의 공간 구성을 보다 치밀하게 운영하고 있어 마치 삼인조 오케스트라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매번 선배들의 연주를 연상시키는 곡들을 하나씩 선보였데, 이번 앨범의 "Let Me Tell You One More Thing”은 EST의 “From Gagarin's Point of View”와 묘한 오버랩을 이룬다. 그의 음악에서 스웨덴 뮤지션들의 다양한 형상이 겹쳐지곤 하는데 어쩌면 이점이 칼쏜의 매력일지도 모른다. 무척 스웨디시 하다.


2018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