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Dirk Maassen의 앨범. 누구나 쉽게 공감하기 쉬운 음악적 언어에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 않는 표현은 더크의 큰 장점 중 하나일 것이다. 1990년대부터 음악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지지만, 당시의 기록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던 중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연주를 공개하면서부터 더크의 이름은 대중에게 서서히 알려지기 시작했고, 작년에는 메이저 레이블과 계약하는 성과를 이룬 끝에 Ocean (2020)이라는 앨범을 발표하게 된다. 앞에서 언급한 더크 장점들은 음악이 소비되는 새로운 환경에서 성공할 수 있는 요소 중 하나이며, 자본의 지원이 더해진다면 일정 수준 이상의 상업적 성과도 보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기도 하다. 변화하는 미디어 플랫폼에 발 빠르게 적응한 더크는 스트리밍 라이브를 통해 팬들과 소통하고, 팬들의 피드백과 리액션을 반영해 자신의 작업에 담아내는 성의도 마다하지 않는다. 팬들이 보내준 짧은 셀피 동영상을 사진 공유 서비스를 통해 함께 나누고, 그 모습을 캡처해 콜라주한 이미지를 LP와 CD 커버 안쪽에 수록한다. 1970년생이라는 그의 나이를 생각하면 신문물을 능숙하게 활용하는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앨범에는 크게 두 파트로 나뉘어 있다. 첫 번째 부분은 스튜디오 녹음본으로 맑고 투명한 그랜드 사운드가 주를 이루며, 일부 곡에서는 오케스트레이션을 더한 연주를 선보이기도 한다. "from Home"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두 번째 부분은 보다 펠트 한 업라이트 사운드의 연주를 들려주는데, 같은 곡이라도 스튜디오 녹음본과 느껴지는 정서적 차이가 존재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 모른다. 여기에 변주를 더한 바리에이션 버전도 세 곡 수록되어 있어, 평소 스트리밍 라이브에서 보여줬던 일면을 기대하는 팬들을 위한 서비스도 잊지 않았다. 더크의 인간적 성실함이 느껴지는 앨범이라고 하면 조금 과장일 수도 있겠지만, 딱히 이 표현 말고 떠오르는 단어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2021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