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출신의 키보드 연주자 도미니크 반톰므의 신보. 도미니크의 음악적 진폭이 워낙 크긴 하지만 공식적인 프로필에는 자신을 재즈 뮤지션으로 강조하고 있다. 실제 전문 교육을 받았고 현재 후학을 가르치고 있다. Mahieu-Vantomme Quartet에서 선보였던 정통적인 스텐스를 제외하면 상당수 도미니크의 음악은 재즈-록적인 접근에서 작곡과 연주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의 ROOT 트리오가 록의 어프로치를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재즈의 경계를 넘어서기 위한 과감함을 보여줬다면, 어쩌면 이번 앨범은 대놓고 담치기를 감행하는 대범한 사운드를 담아내고 있다. 물론 이 과정에는 재즈와 록 사이의 경계에 대한 그 어떠한 형식의 과감한 해석도 포용하는 MoonJune 레이블의 존재 그 자체가 큰 역할을 했음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결국 도미니크 자신의 이름으로 발매되는 첫 타이틀이나 레이블 데뷔 앨범에서는 기존 트리오에서 보여줬던 재즈-록의 접근을 넘어선 음악적 시도를 보여준다. 이러한 그의 작업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녹음 참여 인물이 King Crimson과 Peter Gabriel의 베이스 연주자인 Tony Levin로, 그 외에도 Michel Delville (g)과 Maxime Lenssens (ds)가 함께하고 있다. 도미니크는 펜더 로즈 특유의 레트로한 사운드를 중심에 두면서도 키보드에 의해 구성되는 모던한 사운드 스케이프까지 동시에 활용하여 7, 80년대와 2000년대를 넘나드는 감각적인 표현이 가능한 공간을 연출한다. 여기에 볼드하면서 선명한 라인을 그리는 베이스와 터프한 지터 톤의 기타가 어떤 조합을 이루느냐에 따라 넓은 영역의 스펙트럼이 펼쳐진다. 사이키델릭의 퍼지한 형상에서부터 이탈리안 아트-록의 낭만이 떠오르는 분위기까지 다분히 고전적인 스텐스의 사운드가 연출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균일한 톤이 유지되고 모던한 분위기의 창의적 표현이 가능했던 것은 무게 중심 역할을 했던 드럼 때문이었음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모든 녹음이 예정에 없던 즉흥적인 제안에 따라 단 하루 만에 완성되었다는 점이다. 선수들이 모여 제대로 사고 쳤다.


2018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