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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Eberson - Between Two Worlds (Jazzland, 2021)

노르웨이 기타리스트 Jon Eberson과 키보드/피아니스트 Marte Eberson이 주축이 된 밴드 Eberson의 앨범. 욘은 노르딕 재즈계의 전설로 불리는 Leif Eberson의 아들로 1970년대부터 활동을 시작하여 현재는 이미 아버지의 반열에 올라선 기타리스트이며, 그의 딸인 마르테는 2010년대 초반부터 자신의 음악을 선보이며 3대에 걸친 재즈 가문의 계보를 이어가게 된다. 마르테는 독립된 음악적 행보를 펼치면서도 아버지와 함께 Eberson Funk Ensemble의 이름으로 Do the Dance (2014) 앨범을 발표하여 세간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후에도 각자 자신의 활동을 이어가면서도 이와 별개로 이들 부녀는 간헐적으로 공동 작업을 선보이기도 하는데 Eberson의 타이틀로 발매한 Empathy (2018)이 대표적인 작업이며 이번 앨범은 그 후속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EFE이 블루지 하면서도 소울플 한 감성을 강하게 반영했다면 에베르손 밴드는 여기에 록 특유의 에너지를 더해 보다 더 다면적이면서도 감각적인 표현을 구사하게 된다. 이번 앨범에서는 드럼 Aksel Skalstad, 베이스 Jo Berger Myhre, 퍼커션 Rune Arnesen 등이 참여해 전작과 다른 구성을 보여주고 있는데, 리듬 세션을 강화하는 동시에 기타와 키보드를 좌우 전면에 부각함으로써 부녀의 공간적 비중은 물론 기악적 특징을 강조한다. 기타와 키보드의 거친 유니즌 프레이즈로 에너지와 사운드의 밀도를 더해 음악적 에너지를 강화하는가 하면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들의 사운드를 중첩해 풍부한 표현을 끌어내기도 한다. 특히 마르테의 키보드는 욘과의 다양한 라인의 구성을 통해 멜로디의 중추를 이루는 동시에 공간 전체를 아우르는 사운드 스케이프를 연출함으로써 밴드 특유의 음악적 색감을 완성하기도 하는데, 이는 그룹 에베르손이 지닌 다면적인 표현과도 깊은 연관을 보인다. 재즈에 바탕을 둔듯하면서도 록적인 감각을 강하게 반영하고 있어 흔히들 말하는 재즈-록 특유의 분위기를 연상하기 쉽지만, 이들은 그 표현이나 분위기를 더욱 확장해 고전적인 사이키델릭에서부터 현대적인 팝에 이르는 창의적 표출을 접합하고 있다. 다면적이고 복합적이면서도 결코 복잡하게 들리지 않는 명료함이 에베르손 밴드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은데, 빠른 속도로 에너지를 내뿜으며 질주하는 곡은 물론 비교적 여유로운 템포에서 물 흐르듯 진행되는 연주에서조차 공간의 밀도를 내려놓지 않는 치밀함과 더불어 곡의 타이틀로 드러나는 테마에 대한 세밀한 묘사적 특징은 강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하다.

 

2021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