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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Eleni Karaindrou – Medea (ECM, 2014)


Trojan Women (2001) 이후, Antonis Antypas의 무대 공연을 위한 두번째 음악 작업이자 카라인드루 누님의 따끈한 신보. 한참 음악 열심히 듣던 시절 자렛 횽아의 앨범 속지에서 ‘think of your ears as eyes’라는 간지 돋는 말(작년에 있었던 한국 ECM 전시회의 타이틀이기도 하다)을 발견한 이후, 개인적으로 이 워딩은 ECM 앨범들을 감상하는 하나의 기준이 되기도 했다. 이와 같은 ECM의 디렉팅과 특성에 가장 어울리는 뮤지션을 꼽는다면 단연 카라인드루 누님이 그 중 한 명. 이번 앨범에서는 민속음악적 특징들을 보다 전면에 부각시키면서 실내악 규모의 소편성과 코러스를 활용하고 있다. 미니멀한 음계나 펜타토닉 등의 현대음악적 요소들, 낯선 민속 악기들과 보이스를 활용한 라인 등은 서로 간의 내적 유기성으로 인해 음악이 주는 상상력을 풍부하게 해주고 있다. 각각의 악기들이 차지하는 상이한 공간적 위상으로 신비감을 주기도 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모든 요소들을 하나로 응집시킨 구성으로 긴장감을 자극하는 등, 앨범 전체적으로도 냉온이 공존하는 드라마와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무대 음악이라는 특징이 있긴 하지만, [그녀의 다른 앨범들과 마찬가지로] 음악 그 자체만으로도 만족스러운 감상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 또한 분명하다.


2014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