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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Emil Brandqvist Trio - Within a Dream (Skip, 2018)


스웨덴 출신 드러머 에밀 브란키스트의 트리오 신보. 통산 네 번째인 이번 앨범에도 피아니스트 Tuomas Antero Turunen과 베이스 주자 Max Thornberg가 참여하고 있다. 드러머가 리드하는 피아노 트리오 포맷이라고 하면 뭔가 어색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실제로는 신중하고 균형 잡힌 접근을 통해 내밀한 표현이 가득한 서정적 형상을 들려주고 있다. 가장 고전적인 트리오 형식을 취하고 있고 그 진행에서도 유러피언 특유의 공간적 자율성을 개방하고 있으면서도, 표현의 확장에 대한 가능성을 늘 염두에 두고 있다. 때문에 EBT의 사운드는 균형이 선사하는 안정감과 더불어, 은연중에 드러나는 장르적 경계 확장의 긴장까지 공존하는 독특한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 브란키스트의 분할된 비트는 고전음악의 낭만적 문법을 끊임없이 소환하는 투루넨의 라인과 대칭적 조화와 긴장을 이루고 쏜베르그의 워킹은 전체의 균형점을 시사하고 있다. 트리오의 제한된 공간을 벗어나 관악기나 신시사이저를 활용해 자신들이 표현하고자 하는 음악적 핵심의 디테일을 완성하고, 나아가 넓은 사운드 스케이프 속에서 새로운 상상의 공간을 개방하기도 한다. 이러한 특징은 EBT와 Sjöströmska String Quartet의 협연을 기록한 Breathe Out (2013)뿐만 아니라, 최근 발매된 투루넨의 솔로 앨범 Ornaments of Time (2018)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EBT의 일상화된 표현 양식이다. 특히 투루넨의 앨범을 경유해 이번 앨범을 포함한 기존 EBT의 작업을 되짚어 보면, 브란키스트의 서정적 작곡과 투루넨의 시적 해석 사이의 관계에서 발견하게 되는 유연성에도 주목하게 된다. 이러한 사적 해석의 가능성은 공간 구성의 자율적 진행과 맞물리며, 또한 표현에서의 개방성과도 관련이 있다. 재즈 트리오의 새로운 방향성과 관련해 Post-EST의 영향 아래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흐름 중에서 EBT는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듯하지만, 가장 내밀한 자신들만의 문법과 방식으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성과다.


2018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