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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Eydís Evensen - Bylur Reworks (XXIM, 2021)

아이슬란드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Eydís Evensen의 앨범. 이번 작업은 올해 초에 발매된 에이디스의 데뷔 앨범 Bylur (2021)의 수록곡 중 일부를 여러 뮤지션들이 리믹스하고 재구성한 트랙들을 수록하고 있다. Janus Rasmussen, Ed Carlsen, Uèle Lamore, Paddy Mulcahy, Slow Meadow, Thylacine 등 이름만 들어도 오늘날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다양한 장르와 분야의 작곡가 및 프로듀서 등이 참여하고 있다. 에이디스 또한 이 과정에 참여해 자신의 원곡을 새롭게 리믹스 한 곡을 선보이고 있어 앨범에는 총 7개의 트랙이 실려 있다. 원곡 앨범의 경우 피아노를 위한 작곡을 중심으로 현악과 관악을 비롯해 일렉트로닉을 중첩하여 고립, 불안, 방황 등의 정서적 키워드를 음악적으로 구성하고 있다. 다분히 정서적 일관성을 담아내고자 했던 의도에 충실하게 악기 구성과 편곡은 비교적 명료했기 때문에, 감각적인 음악적 특징을 지닌 뮤지션들에 의해 그녀의 원곡들이 어떻게 재해석되고 재구성될지에 대해서는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흥미로운 점은 이와 같은 작업에 참여한 뮤지션들이 원곡이 지닌 기본적인 정서적 특징에 공감을 이루는 스텐스를 취하면서 동시에 그 이면에 숨겨진 미묘한 감정을 각자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끌어낸다는 점이다. 때문에 모던 클래시컬 계열의 표현을 중심으로 했던 원곡들은 장르적 이탈을 경험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분화하는데, 이와 같은 작업을 진행한 뮤지션의 개성 또한 강하게 반영되고 있음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그중 가장 흥미로운 것은 "Wandering II"를 두고 Ed Carlsen과 Paddy Mulcahy가 진행한 리믹스와 재구성 작업이다. 피아노와 관현악기의 풍부한 공간적 구성을 지닌 원곡을 두고, 에드는 복합적인 질감을 지닌 다양한 사운드로 해체하고 이를 다시 중첩하는 접근을 취한다면, 패디는 오리지널 스트럭쳐를 넓은 공간 속에 펼쳐 재배열하고 이때 만들어진 빈 여백을 전경으로 끌고 오면서 그 안에 자신만의 감각적인 내러티브를 완성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하나의 곡을 통한 두 가지의 색다른 음악적 대비만으로도 흥미로운 경험이다. Uèle Lamore의 경우 단출했던 현악기의 편성을 신서사이저의 사운드로 해체하고 루프를 이용한 플로우로 조직된 새로운 구성으로 완성하는가 하면, Slow Meadow는 원곡의 기악적 텍스쳐를 활용하면서도 그 주변에 풍부한 요소적 배합을 통해 색다른 음악적 뉘앙스를 만들어낸다. 이와 같은 다양한 음악적 분화에도 원곡이 담고 있는 기본적인 정서적 질감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은 이번 리믹스와 리워크의 가장 큰 미덕이라 할 수 있다.

 

 

2021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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