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출신 재즈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에욜프 달의 신보. Daniel Herskedal과 Hayden Powell Trio의 피아니스트로 개인적으로 인상 깊게 기억하고 있는 에욜프의 개인 통산 네 번째 앨범이다. 이번 녹음에서는 Edition 레이블에서 발매된 전작 Wolf Valley (2016)과 동일한 음악적 스텐스를 보여주고 있다. 그 이전의 작품에서는 주로 솔로 공간 속에서 자신의 음악적 형상을 묘사하는 방식이나, 아니면 이번 앨범에도 참여하고 있는 색소폰 연주자 Andre Roligheten과 함께한 듀오 Albatrosh와 같은 미니멀한 편성에서의 표현을 선호했다. 이와 비교하면 전작을 포함한 이번 앨범은 기존 솔로나 듀엣 공간에서 펼쳤던 음악적 관심을 보다 큰 규모의 협주 공간에서 어떻게 연장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다. 규모만 봐도 앞에서 언급한 앙드레를 비롯해 Hayden Powell (tp, flgh), Kristoffer Kompen (tb, euphonium), Rob Waring (vibrp), Adrian Løseth Waade (violin), Per Zanussi (b), Gard Nilssen (ds) 등 옥텟의 편성으로 구성되어 있다. 편성에서 확장이 이루어졌지만 전체적인 느낌은 에욜프 자신의 솔로 혹은 듀엣 공간을 옥텟으로 연장한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때문에 흔히 상상할 수 있는 대편성의 장엄함을 지향하지 않고, 오히려 옥텟 편성에서 보여줄 수 있는 표현의 내밀함을 가장 극적인 형태로 드러내고 있다. 이를 위해 에욜프는 리더로서의 강한 의지를 구성원들에게 관철하고 있으며, 덕분에 전체적으로 균형 잡히고 선명한 집단적 사운드의 질감을 연출하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솔로 공간에서 보여줬던 서정성이나 듀엣에서의 창발성이 직접 표현되는 방식을 취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겉으로 드러나는 형식 이면에 자리 잡고 있었던 개인의 낭만적 의지를 옥텟의 포맷을 통해 굴절시킴으로써 대편성만의 특징이 주목받을 수 있도록 모든 측면에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외견상 표출되는 음악적 스타일이 솔로나 듀엣이나 옥텟에서 서로 차이를 보일지는 몰라도, 에욜프의 시적 언어는 각각의 상황에 알맞은 섬세한 표현으로 우리에게 전달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2018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