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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Federico Albanese - By the Deep Sea (Neue Meister, 2018)


독일에서 활동 중인 이탈리아 출신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페데리코 알바네세의 신보. 어린 시절 여러 악기들에 흥미를 갖고 연주를 했고,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을 편견 없이 접했고, 영화 업계에서 몇 년 간 스텝으로 일을 했고, 여자 친구와 La Blanche Alchimie라는 드림팝 계열의 듀오를 결성해 활동했다고 전해진다. 페데리코의 음악을 듣고 나면 이러한 경험들이 1982년 생 작곡가의 작업 속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음을 누구나 느끼게 될 것이다. 자신의 이름으로 발매된 데뷔작 The Houseboat and the Moon (2014)은 보수적인 클래식 평단에서도 관심을 끌었고 페테리코를 주목할 만한 모던 클래시컬 계열의 젊은 뮤지션들 중 한 명으로 언급하게 된다. Berlin Classics은 뉴 클래식 전문 레이블 Neue Meister를 2016년 1월 1일 설립하고 보름 후에 페데리코의 두 번째 앨범 The Blue Hour (2016)를 발표한다. 이번 앨범은 페데리코의 세 번째 정규 작업으로 기존에 그가 선보였던 음악적 스탠스를 충실하게 이어오고 있다. 그의 음악은 피아노와 건반을 중심으로 전자와 고전 악기의 조화를 구현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으며 고전적인 규범을 넘어선 현대음악의 다양한 요소는 물론 장르 외적인 표현들을 편견 없이 수용하는 유연성을 보여주고 있다. 피아노를 비롯해 로즈, 신시사이저, 하몬드 등의 건반악기는 물론 전자 효과와 필드 리코딩 등을 적절하게 활용하고 있으며 현악을 이용한 디테일의 완성에도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또한 일상에 대한 세밀한 관찰을 통해 미묘한 사물의 변화를 포착하고 이를 음악적 표현으로 전환함으로써 시적이면서 동시에 시각적인 느낌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때문에 제목에 나타난 '깊은 바다'는 페데리코에게 있어 어머니의 집 주변에 펼쳐진 현실인 동시에 음악으로 묘사된 가상이기도 한 셈이다. 사적 현실이 공적 가상으로 전위되는 과정에서 구체적 사물들은 시네마틱한 배경의 모티브가 되고, 이것이 은유와 상징으로 묘사되며 작가 자신의 성서가 반영된 서정적인 시적 표현들로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이 모든 과정들이 인상적인 앨범이다.

2018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