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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Fergus McCreadie - Cairn (Edition, 2021)

스코틀랜드 재즈 피아니스트 퍼거스의 두 번째 트리오 앨범. 본인 및 트리오 데뷔작 Turas (2018)와 같이 베이스 David Bowden과 드럼 Stephen Henderson이 함께하고 있다. 데뷔 앨범에서 보여준 재즈와 포크의 관용적 표현의 우아한 융합은 이번 앨범에서 더 안정되고 진화한 양식으로 자리 잡게 된다. 퍼거스의 피아노 자체가 워낙 거침없고 대담한데 여기에 화려한 상상력이 더해진 오리지널이 더해져 무척 경쾌하고 힘이 넘치는 연주를 완성한다. 사전에 기획된 편곡 의도에 충실한 엄밀함이 지배적이지만 한편에서는 그 자체가 이들의 고유한 음악적 내밀함을 완성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재즈 트리오의 전통적인 스텐스에도 불구하고 진행 자체가 극적이고 감각적일 수 있었던 것은 언어가 표출되는 방식에 있어 상상력의 영역을 개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진행의 엄격한 구성은 물론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퍼거스의 피아노에 대응하기란 얼핏 듣기만 해도 절대 쉽지 않아 보이는데 베이스와 드럼이 자신에게 부여된 자율성을 최대한 활용해 기민하게 대응하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드럼과 베이스는 이러한 피아노를 중심으로 한 진행의 추진력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표현을 입체감 있게 구성한다. 물론 각자의 공간에 주어진 자율성을 활용해 때로는 절묘한 텐션을 부여하기도 한다. 잘 짜인 트리오의 존재감을 알리기에 부족함이 없는 앨범이다.

 

2021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