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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Fergus McCreadie - Forest Floor (Edition, 2022)

스코틀랜드 재즈 피아니스트 Fergus McCreadie의 트리오 앨범. 통산 세 번째 트리오 녹음인 이번 앨범에서도 기전 멤버들인 베이스 David Bowden와 드럼 Stephen Henderson이 함께하고 있다. 전작 Cairn (2021)이 보여준 놀라운 성과를 반영하기라도 하듯, 이번 녹음에서도 민속적 요소와 재즈를 결합한 표현은 물론, 이를 트리오의 밀도 있는 공간에서 완성한 응집력 있는 사운드를 들려준다. 전작과 관련해 이번 앨범을 들어보면 조금 더 명확하게 드러나는 것이 앨범의 타이틀이 지닌 표제적 성격으로, 확실히 그 제목에 따라 녹음을 통해 담고자 하는 음악적인 분위기와 내용이 미묘한 차별을 이룬다는 점은 흥미롭다. 상대적인 비교이긴 하지만, 전작이 ‘표지석’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지닌 영속성을 담아내려는 듯한 서정적 표현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면, 이번 앨범은 ‘숲 바닥’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변화를 고요와 생기의 균형을 통해 담아낸 듯한 느낌을 주고 있다. 그만큼 이번 녹음에서 서정과 활력이 균형을 이루며 전하는 각각의 고유한 메시지는 강한 인상을 남긴다. 숲과 땅이라는 메타포가 지닌 민속적 특징은 특정한 테마를 통해 완성되지만, 퍼거스는 이를 보편적인 정서로 표현하는 방식에서 탁월함을 보여준다. 그 미묘한 생경함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특유의 서정과 활기를 이용하고 있어 색다른 표현은 금세 친숙한 전달로 다가오는데, 이는 마치 민속적 특수성과 보편적 양식이 처음부터 서로 다른 표현이 아님을 증명하는 듯한 온전한 내밀화를 이루고 있으며, 그 균형점 역시 유연하면서도 다양한 형식적 표출의 가능성을 개방하고 있어 다채롭기까지 하다. 이러한 균형감은 활력 넘치는 연주가 지속하는 과정에서 돋보이는 것은 물론, 온도와 색의 변화를 이어가며 분위기의 반전을 이루는 흐름 속에서도 자연스러운 진행을 이끄는 힘으로 작용한다. 피아노의 생기 넘치는 에너지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인터플레이는 물론, 개별 솔로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창의적인 프레이즈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개입을 이루며, 전체적인 이미지를 다채로운 분위기로 완성하는 트리오의 균형감 또한 유연하면서도 기민하다. 이는 단지 빠른 비트의 속도에서뿐만 아니라, 차분한 진행에서도 공간의 밀도를 온전히 유지하는 내밀한 모습에서도 엿볼 수 있다. 앨범이 트리오가 아닌 퍼거스 개인 타이틀로 발매되었고, 실제 연주에서도 피아노의 중심적 역할과 비중이 강조되고 있음에도, 그 연주가 온전한 힘과 섬세함을 드러낼 수 있었던 것은, 이 모든 과정이 트리오라는 공간 속에서 완성되었기 때문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화려함과 정교함으로 완성된 유쾌함이 담긴 앨범이다.

 

20220409

 

 

 

related with Fergus McCreadie

- Fergus McCreadie - Cairn (Edition,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