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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Fire! Orchestra – Enter (Rune Grammofon, 2014)

프로젝트 그룹 Fire! Orchestra의 2014년 루네 그라모폰 신보. 이 팀은 Mats Gustafsson (Sax), Johan Berthling (B) and Andreas Werliin (Ds)이 주축이 되었는데, 이들은 각자 The Thing, Tape, Wildbirds &Peacedrums 등 서로 다른 음악적 지향을 지닌 밴드에 몸담고 있다. 이들 세명을 축으로 하여 스칸디나비아 지역에서 활동 중인 여러 뮤지션들 규합하여 매시브 오케스트랄 뮤직을 만들자는 아이디어가 구체화되어 Exit (2013) 앨범을 발표한다. 이 앨범은 이와 같은 작업의 연장선 상에 놓여 있으며, 전작의 음악적 특징들을 그대로 발전시키고 있다. 이번 앨범에서는 세 명의 주축 멤버들을 포함 총 28명의 뮤지션들이 참여하여 이들만의 오케스트랄 사운드를 완성시키고 있다. 다양한 음악적 배경을 지닌 뮤지션들의 집단 창작물인 만큼 이들이 들려주는 음악 또한 다양한 지형의 음악과 사운드가 하나의 단일한 합을 이루고 있다. 한 곡 당 10여분 전후의 런닝타임 동안, 마치 여러 장르의 음악적 특징들이 어떤 방식으로 케미칼 알케미를 이루는지를 묘사하는 듯한 진행을 보여주고 있다. 각각의 곡들은 뚜렷한 자기 색깔을 지니고 있지만, 앨범 전체적으로 그룹의 음악적 아이덴티티가 절묘하게 빛을 발하기도 한다. 이미 오래 전에도 재즈씬에서 이와 같은 집단적 오케스트랄 작업이 존재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 Fire! Orchestra 만의 특징을 꼽으라면 다양한 음악적 텍스춰들을 대상으로 집단적 단일성을 이루었다는 점에 있을 것이다(이 점에서는 Mike Westbrook의 1960년대 말의 작업들과 일정 부분 연관성이 발견되기도 한다). 텁텁해진 귀를 말끔하게 청소하기에는 이만한 음악도 없을 듯 싶다.

2014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