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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Florian T M Zeisig - Music For Parents (Métron, 2021)

독일 사운드 아티스트 Florian T M Zeisig의 앨범. 짧은 기간일지라도 그녀가 지금까지 선보였던 음악들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는 여전히 의문이다. ASMR을 사운드로 확장해 표현하는가 하면, 음악을 구성하는 요소로 소리를 사고하기보다는 사운드 그 자체와 효과에 대한 탐구에 집중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애써 그녀의 음악을 범주화한다면 필드 리코딩을 활용한 앰비언트 계열의 음악으로 분류할 수 있겠지만, 그러기에는 이 또한 우리의 사고를 제한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 앨범은 오랜만에 들린 부모님 집에서 불면증을 위한 전동 매트리스를 보고, 휴식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때문에 앨범은 스트레스 완화 혹은 휴식 유도 장치나 일부 안마 의자에서 제공하는 저주파 사운드 샘플과 유사하다는 느낌도 든다. 일상 환경에서 이미 수많은 저주파 노이즈에 노출된 상황에서 이러한 저주파 음역의 사운드가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활성화한 인이어나 헤드셋으로 듣는다면, 아니면 한적한 시골이라면 어떨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부모님을 위한 음악'은 수면과 치유는 물론 자신의 어린 시절의 기억과 열망을 개입시킨 앨범은 아버지의 커버 아트를 포함해 어머니의 60세 생일에 맞춰 발매되었다. 음악을 듣는 동안 무기력해지고 멍 때리게 되는 것을 보면 효과가 없지는 않은 것 같다.

 

2021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