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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Florian Willeitner, Georg Breinschmid, Igmar Jenner - First Strings on Mars (ACT, 2021)

독일 바이올리니스트 Florian Willeitner와 Igmar Jenner, 그리고 오스트리아 더블베이스 연주자 Georg Breinschmid의 트리오 앨범. 기억을 더듬어 보면 훌륭한 전례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재즈에서 바이올린이 주를 이룬 녹음은 그리 흔하지 않다. 현을 마찰 시켜 일으키는 공명이 특정한 장르적 연상을 일으키는 이유도 있겠고, 주로 높은 음역에서 진동하는 소리에 집중해 몇 시간 연이어 듣는다는 것이 생각보다 쉽게 피로를 느끼게 된다. 일단 이번 앨범은 그와 같은 피로감은 상대적으로 덜하다. 이퀄라이저의 그래프를 보면 60-100Hz 대의 저역을 강조하고 3kHz 이후부터 10kHz의 고역을 서서히 눌러 전체적으로 중저역이 부풀려진 모습을 보이는데, 이는 어느 정도 청각의 심리적 균형을 염두에 둔 믹싱이라 생각된다. 중앙에 베이스가 위치하고 양옆에 바이올린이 배치된, 지극히 당연한 스테레오 이미지를 보여준다. 왼쪽과 오른쪽이 서로 다른 주법을 통해 대비를 극대화하는가 하면 일련의 프레이즈를 보이면서 안정된 균형을 이루기도 한다. 롱 레가토에서 피치카토에 이르는 다양한 주법들을 활용해 바이올린이 지닌 표현의 영역을 최대한 많이 보여주는데, 이러한 순간마다 여러 특정 장르의 영향이 교차하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동일한 중고역대의 악기 두 대가 양옆에서 화려한 소리를 내뿜는 동안 중앙에서 베이스가 중심을 잡지 않았다면 이 앨범은 지금과 같은 안정감을 얻지 못했을 것은 분명하다.

 

2021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