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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Future of Forestry - Union (Sound Swan Records, 2018)


미국에서 활동 중인 뮤지션 Eric Owyoung의 프로젝트 FOF의 신보. 기존의 FOF와 지금의 이 앨범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은 너무나 극명하다. 2000년대 중반 데뷔 이후 선보였던 포크와 얼터너티브 계열의 록과는 전혀 다른 심포닉 록 스타일로 전개된 이번 음반은 기존 FOF와 직접적인 접점을 찾기가 상당히 난감하다. 다만 그가 The Piano & Strings Sessions (2014)에서 앞서 발표한 몇몇 곡들을 피아노와 현악의 인스트루멘탈 버전으로 커버했던 전례를 기억한다면 이번 앨범이 근본 없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번 앨범은 4년 전에 선보였던 기악 연주 방식을 따르고 있지만 첼로의 중심적 역할을 강조함으로써 이번 작업만의 고유한 입지를 확인하고 있다. 이를 위해 메인 게스트로 첼리스트 Katie Burns를 초대했지만 아쉽게도 그녀가 누구인지 참고할만한 유의미한 정보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앨범은 시테마틱한 분위기의 오케스트레이션 혹은 심포닉 록이라는 러프한 방향성은 존재하지만 하나의 일관된 형식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개별 곡마다 각기 다른 형식적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첼로의 솔로 공간이 강조된다는 점 외에는 앨범 전체의 콘셉트를 정의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대신 3-4분 내외의 단편들은 저마다의 음악적 특징에 알맞은 형식적 구성으로 뚜렷한 이미지를 형상화한다. 테마 또한 비교적 선명하고 서정적인 분위기와 과장되지 않은 웅장함까지 겸비하고 있어 각각의 곡들이 묘사하는 이미지들은 상당히 대중 취향적이라는 인상을 준다. 마치 진지한 분위기의 경음악이라는 다소 이중적인 느낌과 더불어 광고 음악 같은 나름의 임팩트도 경험할 수 있다. 비교적 풍성한 미드레인지에 저역과 고역을 동시에 개방한 사운드의 균형은 오디오적인 쾌감도 동시에 느낄 수 있게 해준다. FOF의 타이틀로 걸기에는 기존의 음악과 이질감이 상당하지만 에릭 자신의 개인적인 음악적 커리어에 있어서, 특히 CF 음악 작곡이라는 현실적 생업과 관련해서는 좋은 포트폴리오가 되지 않을까 싶다.


2018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