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에서 활동 중인 이탈리아 기타리스트 겸 작곡가 Gabriele di Franco와 피아니스트 Francesco Negro의 듀엣 앨범. 가브리엘은 브뤼셀 왕립 음악원에서 재즈 작곡 및 편곡 관련 석사 학위를 취득했는데, 데뷔 이후 그가 보여준 음악적 활동은 특정한 장르적 특성에만 한정되지 않고 클래식, 월드 등 다양한 영역에서 다뤄지고 있으며, 그의 작곡 또한 소규모 앙상블에서 대규모 오케스트라나 합창 등에 이르는 넓은 궤적을 보여주고 있다. 프란세스코 또한 2000년대 말 데뷔 이후 재즈를 통한 즉흥적 모티브를 클래식의 영역에 확장하는 장르적 접근을 선보이며 자신의 고유한 피아니즘을 완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처럼 서로 비슷한 음악적 지반과 관심을 공유하는 두 뮤지션은 이번 듀오 프로젝트를 통해 더욱 통합적인 장르적 사고를 제안하는데, 이는 그리스어 σύνολον에서 유래하고 ‘모든 것’을 의미하는 이번 앨범의 타이틀에서도 잘 드러난다. 재즈라는 음악 자체가 주변 장르와의 관계에 대한 끊임없는 사고와 접점을 통해 그 언어와 표현을 발전시켜온 것을 생각하면 이들의 접근이 새롭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들은 임프로바이징의 공간을 확장해 그 안에 클래식, 민속, 재즈 등의 표현을 수용하는 듯한 통합적인 인식을 제안하고 있어, 기존의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지만 미묘하게 차별화되는 스텐스를 보여준다. 그 구체적 표현에서도 어쿠스틱에 기반을 둔 연주에 일렉트로닉의 배음과 효과를 더해 공간적 이미지를 정교하게 구사하는 등, 스스로를 제한하지 않는 유연함을 택하기도 한다. Ambrogio Sparagna의 "Sogna o fiore mio"를 제외한 나머지 8곡은 모두 자신들의 작곡과 편곡에 기반을 둔 오리지널이며, 그 테마 또한 자연과 주변 일상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제목들을 달고 있어 다분히 두 뮤지션의 사적 관념에 기반한 작업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의도된 작곡과 편곡의 영역은 분명 존재하지만, 전체 진행을 통해 완성되는 곡은 즉흥적인 모티브의 활용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은 임프로바이징의 공간 속에 두 연주자의 인터랙티브 한 관계 속에서 다양한 장르적 표현들이 개방되고, 상호 개입을 통해 구체화하는 일련의 흐름이 이어지는데, 어느 순간에는 이 과정 또한 작곡에 의해 의도된 일부가 아닐까 싶을 만큼 긴밀하고 치밀한 인과성을 보여준다. 이처럼 이들 듀오가 보여주는 통합적 사고는 단지 장르적 다양성뿐만 아니라, 악기 및 사운드의 구성, 작곡과 연주를 통한 재현 등 거의 모든 부분에서 나타나고 있어, 최근 많은 뮤지션들이 보여주는 적극적인 노력과 상당한 연관성을 찾을 수 있다. 가브리엘과 프란세스코가 이와 같은 접근을 듀오라는 긴밀성에 의존해 자신들만의 방식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관심을 기울일 만하며, 그 결과 역시 나름의 유연한 창의성이 반영되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이와 같은 시도들이 이어지는 동안 재즈는 꾸준한 활력을 지속할 것은 분명하다.
2022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