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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Gabríel Ólafs - Solon Islandus (Decca, 2022)

아이슬란드의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Gabríel Ólafs의 앨범. 가브리엘은 20대 초의 젊은 나이임에도 많은 사람들은 아이슬란드 현대 작곡 및 모던 클래시컬의 계보를 이어갈 차세대 주자로 그의 이름을 손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가 One Little Independent 레이블과 출반 계약을 맺은 것은 10대 중반으로, 5년 후 공식적인 첫 리코딩인 Absent Minded (2019)는 가브리엘의 뛰어난 재능을 세상을 알리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는 인상적인 성과를 다루고 있다. 가브리엘의 데뷔작은 피아노를 중심으로 현악 4중주와의 협주로 완성하는 규범적인 접근을 통해 재현되고 있는데, 기존 모던 클래시컬 계열의 연주에서 보여주는 형식적 유사함에도 불구하고 창의적 서정이 가득한 멜로디와 공간 구성에서의 독창적 양식 덕분에 인상적인 기억을 남기게 된다. 또한 이 앨범은 Absent Minded Reworks (2020)를 통해 젊은 작곡가의 음악이 어떤 확장성을 지녔는지 충분히 보여주게 되는데, 해당 작업에는 Hugar, Masayoshi Fujita, Niklas Paschburg, Skúli Sverrisson, Bing & Ruth 등과 같은 당대의 쟁쟁한 뮤지션들이 참여하고 있어, 젊은 작곡가와 그 성과에 대해 세상이 거는 기대감을 짐작하게 해 준다. 가브리엘의 작업은 풍부한 상상력과 이를 창의적인 공간 구성을 통해 재현하는 데 있어 완숙한 세련미를 보여주는데, 이러한 그의 재능은 이번 앨범을 통해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표출되고 있다. 이번 작업은 가브리엘의 어린 시절을 사로잡은 것으로 전해지는 아이슬란드 시인 겸 소설가 Davíð Stefánsson이 글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이번 앨범에서도 가브리엘은 피아노가 주변 악기들과의 관계에서 맺게 되는 역할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풍부한 음악적 상상력을 통해 다양한 대위적 구성을 연출하는가 하면 공간적 배음을 활용한 이미지너리 한 연출을 통해 풍부한 정서적 공감을 완성하는 방식에서는 무척 탁월한 재능을 보여준다. 이는 단순히 기악적 배열을 위한 기술적 재능이 아닌 음악적 상상력을 완성하는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것임을 이번 앨범을 통해서도 쉽게 알 수 있는데, 개별 악기가 지닌 고유한 톤의 섬세한 튜닝은 물론 위상을 활용한 공간 활용에서의 유연한 접근을 보더라도 기존의 오디너리 한 규범적 접근과는 다른 창의성을 엿볼 수 있기도 하다. 이는 고전적인 양식의 테마를 다루는 데 있어서도 그 느낌을 기존 접근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긴장 속에서 풀어가는가 하면, 현대적인 여러 음향과 소스를 다루는 방식에서도 쉽게 엿볼 수 있다. 피아노가 여전히 중심적인 기악적 특성을 발휘하지만, 곡의 특성에 따라 여러 고전적인 악기를 전면에 배치해 실내악을 비롯해 다양한 규범적 양식에 바탕을 둔 앙상블과 오케스트레이션 등의 풍부한 음악적 팔레트를 제공한다. 코러스와 낭독을 비롯해 다양한 고전적인 연주 악기의 기악적 특성 외에도 전자 악기를 활용한 세밀한 공간 연출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다양한 양식적 큐레이팅에도 불구하고 곡 전체에서 전해지는 균일한 정서적 질감은, 마치 이번 앨범을 하나의 내러티브처럼 완성하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하는데, 이는 영화와 관련 작업에 대한 가브리엘 자신의 개인적인 취향이 반영된 대목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그만의 고유한 매력을 드러내는 장면이기도 하다. 이번 작업에는 부분적으로 Viktor Orri Árnason, Steiney Sigurðardóttir, Ragnhei&ur Jóhannsdóttir 등과 같은 아이슬란드의 뮤지션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가브리엘이 공동 설립자로 참여했으며 수많은 현지 음악 작업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보여준 Reykjavik Recording Orchestra을 비롯해, 그의 이전 리웍스 작업에도 기고했던 미국 하프 연주자 Katie Buckley 등도 함께하고 있다. 멜로디에 대한 서정 가득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하지만 화려함 대신 절제된 표현을 통해 단정하면서도 깊이 있는 정서적 분위기를 완성하고 있어, 기존 아이슬란드 음악에서 경험할 수 있는 공간적 묘사를 연상하게 한다는 점에서 깊은 정서적 여운을 경험할 수 있으며, 폭넓은 음역대의 악기와 사운드를 활용해 풍부한 공간적 연출을 보여주고 있어 오디오적인 만족감 또한 상당한 앨범이다.

 

 

2022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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