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첼리스트 겸 작곡가 Gaspar Claus의 미니 앨범. 다양한 음악적 장르에 대한 가스파르의 호기심은 결국 그만의 내밀한 집약적 표현으로 응집되어 나타난 듯하다. 정형화된 형식적 틀을 갖춘 음악 속에서도 즉흥적 모티브를 펼쳐내는가 하면 그 표현 또한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그의 음악을 정의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가스파르 자신의 상상력뿐이라는 인상도 강하다. 그의 연주를 많이 접했던 것 같은데, 놀랍게도 이번 EP는 온전히 가스파르 자신의 이름으로 발매되는 첫 작업이라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또한 지금까지 그가 선보였던 아버지 Pedro Soler와의 협연이나 다른 연주자들과의 리코딩과는 다른 특징들을 포함하고 있다. 이 앨범은 2019년 프랑스 공연예술포럼에서 촬영하고 텔레비전으로 방영된 다큐멘터리 사운드 트랙의 일부에 해당한다. EP의 타이틀인 '아드리엔느'는 공연을 펼친 여성으로 폴댄스를 배우던 중 임신 사실을 알았는데, 영상은 출산 이후에도 춤을 계속 이어가는 그녀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앨범은 사운드 트랙과 무대 음악의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Colin Solal Cardo가 감독한 해당 공연의 영상을 보면 가스파르의 연주는 공연자의 움직임과 관련된 진행을 보여준다. 공연자의 동작에 따라 음악의 전개와 빌드업이 진행되는 구조이기에 시각적 행위를 청각적 경험으로 전달하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첼로의 다양한 주법들은 행위의 디테일을 묘사하는가 하면 오버 더빙과 직관적인 즉흥을 통해 무대를 담아내는 카메라의 앵글 및 움직임과의 연관 또한 표현하기도 한다. 카메라의 시선이 단순히 아드리엔느의 움직임이 아닌 그녀의 내면을 비추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음악 또한 자연스럽게 그녀의 정서로 향하는 것처럼 들린다. 사운드는 마스터링조차 거칠게 표현된 듯한 라우한 인상을 주는데, 숨소리까지 고스란히 살린 현장의 느낌이나 분위기를 전달하려는 의도처럼 느껴진다. 이번 EP가 이후 Tancade라는 이름이 풀타임 리코딩 티저 성격을 지닌다고 하니 정식 앨범의 발매가 더욱 기다려질 따름이다.
2021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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