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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Gaspar Claus - Tancade (InFiné, 2021)

프랑스 첼리스트 겸 작곡가 Gaspar Claus의 앨범. 가스파르가 지금까지 선보였던 다양한 장르적 표현 속에서도 내면화된 자신만의 음악적 세계관을 가장 극적으로 드러낸 것이 이번 앨범의 트레일러에 해당하는 Adrienne (2021)라는 EP를 통해서가 아닐까 싶다. 사실상 그의 첫 솔로 작업이면서도 공연 중에 이루어지는 무용수의 동작에 맞춰 반응하는 직관적인 즉흥성을 포함한 다소 복합적인 성격의 녹음이었지만, 마치 시각적인 행위를 청각적인 언어로 풀어간 듯한 가스파르의 연주는 이번 앨범에 대한 기대를 증폭시키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그러면서도 이번 앨범은 전작과 관련된 Les Disques du Festival의 프로젝트를 자신의 솔로 활동과 연관 지어 이번 리코딩을 완성하게 되는데, 여기에는 EP에 수록되지 않았던 나머지 곡들을 비롯해 이후에 녹음된 최근의 연주를 포함하고 있어 거의 4년간에 걸친 작업의 중간 결산 성격을 지니기도 한다. 2017년 말부터 2021년 초까지 수행된 세션은 첼로라는 하나의 악기를 통해 표현 가능한 한 거의 모든 것을 집약한 듯한 놀라운 사운드의 응집력을 보여주고 있다. 때로는 느리면서도 섬세하게 내면의 미세한 동요를 끄집어내는가 하면, 고통스러운 정서의 울부짖음을 표출하게 하는 등 풍부하면서도 유연한 표현을 포괄하고 있다. 오버 더빙을 이용해 섬세한 화성을 완성하는 한편 첼로의 다양한 주법들을 통해 다양한 양식의 리듬은 물론 멜로디의 정교한 텍스쳐를 연출하기도 한다. 때문에 곡 하나하나를 서로 대비해보면 어느 것 하나 일치하는 특성을 찾기가 어려울 만큼 개별 연주가 지닌 특징이 부각되는데, 실내악적 엄밀함이 공존하는 엄숙함은 물론 음악적인 내러티브가 강조되는 시네마틱 한 장엄함에 이르기까지 그 분위기는 참으로 다양하다. 곡의 성격에 따라 필드 리코딩이나 이펙트 페달을 전자 장치의 개입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가스파르의 작곡에 기반을 둔 연주로 구성되어 있어, 분위기의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일관된 느낌을 제공하고 있다. 가스파르 자신은 여기에 수록된 음악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 말고 그냥 듣고 넘어가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앨범이 지닌 무게는 우리를 더욱 몰입하고 집중하게 만든다.

 

2021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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