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롤과 루카스의 조합 자체가 서로 다른 두 영역의 장르가 어떤 화학적 결합을 이루는가에 대한 좋은 예가 된다. 에롤의 피아노 연주와 루카스의 샘플링과 시퀀싱을 통해 구현된 소리를 결합해 의도된 하나의 음악을 완성하는 과정은 계획과 즉흥의 경계 어딘가에서 이루어지는 듯하다. 공연장의 근엄함이 있는가 하면 클럽의 열기도 동시에 존재하는 묘한 매력을 지녔다. 이들이 사용하는 음악적 요소나 표현들은 이미 기존의 익숙한 것들임에도 이들처럼 고급지고 진지한 결과물을 완성한 경우는 흔치 않다. 무엇보다 시간의 경과에 따라 이들 조합이 이루는 음악적 결합의 유기성이 더욱 견고하게 진화한다는 점이 반가울 따름이다.
2021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