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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Hilary Geddes Quartet - Parkside (ABC Jazz, 2021)

호주 재즈 기타리스트 Hilary Geddes의 쿼텟 앨범. 힐러리는 호주와 독일에서 전문 재즈 기타리스트로 교육을 받은 촉망받는 젊은 신예로 지목되고 있다. 38세의 나이에 타계한 호주 출신 피아니스트 Jann Rutherford를 추모하기 위해 제정된 JRMA에서 힐러리는 2019년에 수상을 했고, 호주 방송 협회에서 마련한 장학 프로그램 ABC Jazz Scholar에서는 첫 번째 수혜자 세 명 중 한 명으로 그녀의 이름을 올린다. 이번 앨범은 그 일환으로 ABC Jazz의 후원을 받아 녹음된 힐러리의 데뷔 앨범으로 피아노 Matt Harris, 베이스 Max Alduca, 드럼 Alexander Inman-Hislop 등 그녀의 젊은 동료들과 함께 진행된 리코딩을 담고 있다. 앨범에서 힐러리는 장르 내의 특정한 경향적 특징을 부각하기보다는 다양성에 초점을 맞춘 듯한 연주를 들려준다. 여유롭게 진행되는 발라드에서부터 빠른 속도감이 느껴지는 곡은 물론, 스타일 면에서도 하드-밥의 오소독스 한 표현이 강하게 지배하는 정통적인 연주에서부터 각 주자들의 개인적 표현의 공간을 개방한 프리와 모던 크리에이티브의 이미지너리 한 공간 구성에 이르기까지, 기타로 구성된 쿼텟으로 표출 가능한 다양한 음악적 면모를 선보이고 있다.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기타리스트 힐리리의 개인적 기량도 물론 잘 드러나고 있지만, 그보다는 작곡가이면서 밴드 리더로서의 면모에 방점이 찍힌 듯한 인상을 주고, 더불어 HGQ라는 그룹의 폭넓고 다채로운 표현력을 부각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재즈 내의 다양한 장르적 경향성을 포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앨범 전체적으로는 쿼텟의 솔리드 한 음악적 톤을 유지하고 있다. 이와 같은 안정과 균형을 바탕으로 재즈의 다양한 장르적 표현을 소화해내는 방식은 무척 유연한데, 이는 곡의 특성과 스타일에 따라 공간은 물론 인터플레이의 계기를 유기적으로 구성하는 방식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어 상당히 인상적이다. 즉흥연주로 끌어내는 음악적 상상력과 작곡가로서의 재능은 물론 밴드를 마치 작은 오케스트라처럼 치밀하게 지휘하면서도 자신만의 고유한 색을 간직하는 힐러리의 모든 재능을 감상할 수 있는 앨범이다.

 

2021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