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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Hilde Marie Kjersem – A Killer for That Ache (Rune Grammofon, 2008)


노르웨이 출신의 싱어이자 송라이터인 힐데 마리 헤르셈의 첫 솔로 프로젝트 앨범. 이 앨범은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이 가능할 것 같다. 하나는 초창기그녀의 TUB Quarttet 프로젝트 앨범과의 비교이며, 다른 하나는 이 앨범 이후 2013년 메이저에서 발표한 솔로 앨범과의 관계 속에서 이번 앨범을 감상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앨범이 헤르셈을 처음 접하게 된 앨범이라, 이 앨범 전후에 위치한 두 장의 레코딩은 조금 낯설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Curling Legs에서 발매된 2004년 Red Shoes Diary 앨범의 경우 그녀는 재즈적 언어에 근거한 음악들을 선보이고 있다. 그녀가 선보인 여러 오리지널들을 비롯해 보컬리스트로서 또한 재즈적인 발성에 비교적 충실한 창법을 구사하고 있다. 반면 작년에 발표한  If We Make It to the Future에서는 조금은 노골적으로 상업적인 성취를 의식한 듯한 음악들을 선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이 앨범이 그 중간에 위치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그녀의 음악적 변천을 설명하는 과정으로 볼 수도 있지만, 이 앨범이 지닌 나름의 음악적 성과들은 나름 온전하게 평가되기를 바라는 개인적인 마음도 존재한다. 2004년 레코딩과 비교하면 분명한 단절이 존재한다. 재즈적인 언어 대신 보다 대중적인 스타일의 보컬을 선보이고 있지만 음악적 요소의 다양성에 대한 고민의 흔적들을 나름의 방식으로 반영해내고 있다. 몇몇 곡에서는 민속적 요소를 활용하는가 하면, 과거 프로그레시브 계열의 락 음악에서 접했던 내용들도 관찰된다. 명료함과 신비함이 공존하는 자신의 보컬의 특징을 살린 섬세한 음악적 연출을 시도하고 있다. 작년에 발매된 그녀의 앨범을 듣고 조금 당황스러웠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이 앨범을 접했을 때 받았던 깊은 인상 때문이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그리고 당분간은 이 앨범이 헤르셈을 기억하게 하는 대표작이 될 듯 하다.


2014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