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ound

Hoff Ensemble - Polarity (2L, 2018)


노르웨이 출신 피아니스트 Jan Gunnar Hoff의 호프 앙상블의 신보. Quiet Winter Night (2012) 이후 호프 앙상블이라는 이름으로 6년 만에 발매되는 앨범이다. 전작에서는 6인조 편성에 보컬들까지 참여한 앙상블을 보여줬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최소한의 형식을 갖춘, Anders Jormin (b)과 Audun Kleive (ds)가 참여한 트리오 녹음을 선보이고 있다. 대신 전작과 마찬가지로 An Acoustic Jazz Project라는 부제를 이번 앨범에서도 사용하고 있어 그 연속성을 강조하고 있다. 생각해보면 호프에게 있어 트리오와 어쿠스틱이라는 두 가지 화두가 공존했던 예는, 예상과 달리 쉽게 찾기 힘들다. Alex Acuna와 Per Mathisen과 함께 했던 AHM 트리오는 어쿠스틱과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으며, 특히 최근 들어 앙상블 전작을 제외하면 2L 레이블에서의 작업은 주로 솔로에 집중했다. 이 때문에 이번 앨범은 앙상블 전작과 직접적인 비교 대상이 될 수 없으며 AHM 트리오의 작업들 또한 레퍼런스로 참고하기에는 한계가 따른다. 결국 이번 앨범은 호프가 지금까지 축적한 성과들 속에서 또 하나의 독립된 작업으로 보는 것이 가장 타당할 것이다. 피아노 트리오라는 가장 기본적인 앙상블의 형식을 빌려 기존 자신의 음악적 여정을 정리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 듯하다. 실제로 앨범에는 새로운 곡도 있지만 기존에 선보였던 자신의 원곡들을 트리오 포맷을 통해 재구성하기도 한다. 호프는 일정하게 정형화된 트리오의 공간 구성을 고집하지 않고 곡의 성격이나 진행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이를 전개하는데, 때로는 오소독스한 전통적 스텐스에 기반을 두는가 하면 자율성에 근거한 유러피언 특유의 공간 활용을 보이기도 한다. 물론 이 과정에 호프 특유의 섬세한 서정적 감성이 강하게 지배하는 것은 분명하다. 2L 레이블의 투명한 사운드는 호프 앙상블이 연주하고 있는 교회 현장의 공기까지 전달해줄 만큼 생생하다. 지금까지 선보였던 음반들과 비교해 다소 일상적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Home"과 같은 음악을 들려주는 호프는 언제나 옳다.


2018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