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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Hoshiko Yamane - Threads (1631 Recordings, 2018)


독일에서 활동 중인 일본 출신 바이올린 연주자 야마네 호시코(山根星子)의 신보. 호시코의 이름이 낯설지만 2011년부터 전설의 그룹 Tangerine Dream의 멤버로 활동 중이라는 이력 하나만으로 그녀에 대한 궁금증의 상당 부분은 해소되지 않을까 싶다. Edgar Froese의 생전에 그룹에 합류했고 사후에도 팀에 남아 활동을 함께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이력은 그녀의 음악에 대한 일면에 지나지 않으며, 그룹 활동과 별개로 진행 중인 개인 프로젝트는 호시코의 음악적 표현의 폭넓은 특징을 보여주기도 한다. 호시코의 개인 활동은 현대 무용과의 협업을 다룬 Tansik, 전자음악과 관련된 프로젝트 Tukico 등이 대표적인데, 이번 앨범은 현대 작곡 혹은 모던 클래시컬 계열의 성과를 선보이는 과정에 할애되고 있다. 그동안 1631 Recordings를 통해 단편적으로 호시코의 연주가 선보였고, MUT (2017)와 A Story of a Man (2017) 등의 EP를 발표했는데, 이번 앨범은 레이블에서 발매한 첫 풀타임 리코딩인 셈이다. 작년에 발표한 호시코의 작업은 일렉트로닉 효과를 배경으로 활용하고 그 위에 자신의 연주를 레이어링 하는 방식이었다면, 이번 앨범은 전자 악기의 사용을 제한하는 대신 솔로 공간을 중첩하는 방법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솔로 공간의 다층적 구성이라는 점에서는 기본적인 접근은 거의 같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이번 작업의 경우 기존과 같이 배경과 전경의 단순한 대비에서 벗어나 레이어 상호 간의 대위적 체계가 진행의 주요한 모티브를 이루고 있어 마치 현대 실내악의 한 단면을 보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물론 그 결과에 따른 사운드의 텍스처도 상당히 다르다는 느낌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루프와 레이어링으로 구성되는 미니멀한 테마의 자기 진화 과정은 묘사나 서술에 의존하는 현행 모던 클래시컬 계열의 연주와는 일정한 거리를 두는 것도 사실이다. 마치 하나의 시스템이 스스로 역동하고, 내부의 다양한 긴장을 드러내는 방식을 보여주고 있어 그 느낌은 색다르다.


2018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