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두 곡에 불과하지만 러닝 타임은 43분이 넘어간다. 락-다운 기간 중 새벽에 일어나 듣게 된 소리들을 필드 리코딩으로 채집한 음원들이 활용했고, 스튜디오 녹음 또한 창문을 열고 주변의 소음까지 수음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고 한다. 마치 고요한 아침 일상을 스케치하듯 그려내는 묘사적 진행에는 이안 특유의 관조적 태도가 엿보인다. 살면서 누구나 한 번은 경험했을 새벽 모습을 바라보며 이안은 그 과정을 소리로 그려가는데, 세상이 차츰 밝은 빛으로 물들어도 텅 빈 일상의 거리를 마주해야 하는 현실을 적막하게 표현한다. 특히 빛을 변화를 표현한 사운드의 텍스쳐는 이안 특유의 은유적 섬세함이 묻어 있다.
2021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