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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Il Pergolese – Il Pergolese (ECM, 2013)


피아니스트 François Couturier와 비올론첼리스트 Anja Lechner의, Tarkovsky Quartet에 이은 두 번째 프로젝트 그룹 Il Pergolese의 첫 앨범. 그룹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번 작업에서 이들이 재현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페르골레시의 음악들이다. 감상부터 이야기한다면, 마치 페르골레시의 음악에서 고전주의의 특징들에 주목하고 이를 현대음악적 언어들로 바이패스 직결시킨 듯하다. 여기에 실내악적 특징과 밴드적 긴장을 더해 독특한 레코딩을 완성한다. Maria Pia De Vito의 보이스는 이러한 연관들을 구체적인 방식으로 형상화하는 혁할을 하는데, 때로는 두 음악적 요소들 사이의 관계를 교란시키기도 하고 직접적인 관계를 부연하기도 한다. 이러한 역할은 Michele Rabbia의 타악이나 효과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드 비토의 보컬이 비하면 전면적이지는 않고, 오히려 현대적 해석 쪽으로 줄을 잡아당기는 듯하다. 전체적으로 성원들 각자의 역할은 분명하고, 자신들이 취해야할 액션과 리액션도 적절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음악이 주는 긴장감은 타격의 강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적 유기성의 긴밀함에서 기인하는 것이라면, 좋은 예로 이들의 앨범을 꼽을 수 있을 듯 하다. 짧은 삶을 살았던 페르골레시라 악보도 비교적 제한적이니, 기왕 시작한 것 이들 그룹의 후속도 조금은 기대하게 된다.


2014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