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출신의 트리오 ITC의 통산 5번째 앨범이자 (마침내 드디어!) ACT 데뷔 앨범. 오슬로 음악 아카데미 시절인 2003년에 결성되었으니 10주년 되는 앨범이기도 하다. Morten Qvenild (피아노), Roger Arntzen (베이스), Pål Hausken (드럼, 퍼커션) 등 전통적인 트리오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이들이 들려주는 음악은 그 범주에서 벗어난 경계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미니멀한 현대음악적 구성도 수용하고 있고, 일렉트로닉스 효과도 다양하게 활용한다. 또한 진행에서의 전통적 형식도 이들에게서는 매우 드문 일이다. 그렇다고 이들이 사운드 중심의 팀은 아니다. 음악적 동기를 구성하는 테마들이 서로 이어지는 서술적 진행으로 각각의 곡마다 다면적인 특징들이 살아난다. 때문에 사전에 각본이 짜여진 프리 임프로바이징이라는 이중성이 느껴지기도 한다. Rune Grammofon 시절의 앨범들에 비해 조금은 더 정교해졌지만 그만큼 터프한 성격은 잠잠해졌다. 하지만 팀이 그동안 선보였던 서정적 상상력은 여전히 번뜩인다.
2014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