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솔로 앨범이지만 피아니스트의 연주 실력을 극대화한 그런 종류의 녹음은 아니다. 뮤지션으로서의 음악적 상상력과 작가적 능력을 동원해 서정 가득한 스토리 텔링을 이어간다. 흔히 이야기하는 북유럽 특유의 감성이 가득하다. 사운드는 냉랭하지만 그 정서는 온화하다. 물론 연주자로서의 면모도 엿볼 수 있는 대목도 분명 존재한다. 규범적인 의미에서의 임프로바이징에서 조금은 벗어나 있지만 즉흥의 모티브가 존재하는 순간에는 조심스럽게 테크니션의 기량을 절재 된 방식으로 표출하기도 한다. 일렉트로닉을 이용한 효과나 사운드 스케이프는 물론 드럼 비트를 활용하여 개별 곡의 테마에 맞는 사운드의 구성도 인상적이다. 다면적인 감정들이 중첩된 인상적인 앨범이다.
202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