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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Jónsi - Obsidian (Krúnk, 2021)

현재 미국에서 활동 중이며 Jónsi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진 아이슬란드 작곡가 겸 연주자 Jón Þór Birgisson의 솔로 앨범. 욘시는 25년 이상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아이슬란드의 전설적인 포스트-록 그룹 Sigur Rós의 기타리스트이자 보컬이며, 10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Alex Somers와의 듀오 프로젝트 Jónsi & Alex의 절반이기도 하다. 이 모든 것들은 욘시의 일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그의 역할은 절대적이며 그룹이나 프로젝트 활동은 물론 본인 또한 시간이 흐름에 따라 다면적인 음악적 수용을 보여주는 듯한 모습으로 진화를 거듭하게 된다. 이와 같은 진화는 시규어 로스는 물론 욘시의 음악을 더욱 견고하게 양생 하는 과정이며 세상 그 어디에도 없는 유니크 한 특징을 완성한다. 때문에 시규어 로스나 욘시는 이미 그 자체로 장르라고 해도 무방하며, 그만큼 다양한 음악적 언어를 포괄하는 다면성을 동시에 내포하기도 한다. 최근 앨범인 Shiver (2020)에서 이와 같은 다양한 음악적 언어를 실험적으로 접합한 음악을 들려줬다면, 이번 녹음의 경우 그 표현을 간결하게 정돈하여 마치 욘시의 본질적 핵심만을 남겨둔 듯한 인상을 준다. 여기에는 이번 앨범이 욘시의 개인 전시회를 위한 작업의 일부라는 점 외에도 공동 제작자로 참여한 Paul Corley의 영향력도 어느 정도 반영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폴의 영향력이란 그가 다른 뮤지션들과의 작업에서 늘 그래 왔듯이 자신의 색을 덧입히는 것이 아니라 욘시의 음악적 핵심에 근접한 표현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작용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때문에 이번 앨범은 시규어 로스나 욘시의 이름을 들으면 연상하게 되는 고유한 음악적 이미지들이 연상될 정도로 무척이나 상징적이면서도 정연한 표현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와 같은 표현을 매우 복합적인 사운드의 구성을 통해 완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규어 로스의 음악을 들었을 때 느끼는 벅찬 감정을 떠올리게 할 만큼 인상적이다. 다양한 질감을 지닌 현악을 비롯해 앰비언트적인 사운드 스케이프를 연출하는 에어리 한 패드는 물론 그 구성을 디테일하게 완성하는 다양한 연주 악기와 일렉트로닉 및 필드 리코딩 등이 훌륭한 앙상블을 이룬다. 차갑고 건조한 공기를 가로지르는 메마른 사운드로 이루어졌지만, 그 하모니에서 따듯한 온기가 전해지는 특유의 정서적 공감에 도달할 수 있는 앨범이다.

 

2021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