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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JFDR - Backyard Village (Krúnk, 2021) & Sisterhood (Krúnk, 2021)

JFDR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아이슬란드 뮤지션 Jófríður Ákadóttir의 OST 앨범 두 장. 멀티 인스트루먼트 연주자로 수많은 뮤지션들과 함께 작업했고, 가수로도 활동하는 등 다채로운 역량을 보여주는 다재다능한 인물이다. 여기에 텔레비전과 영화를 위한 음악에서도 남다른 열정을 보여주는데, 이번 앨범은 각각 영화 Backyard Village (원제 Þorpið í bakgarðinum, 2021)와 TV 시리즈 Sisterhood (원제 Systrabönd, 2021)의 음악을 담고 있다. 개인적으로 장르와 상관없이 아이슬란드의 영화와 텔레비전 시리즈를 좋아하는데, 싸늘한 공기가 압도하는 화면과 더불어 유럽과는 다른 낯선 고립감이 느껴지는 정서는 물론 이 모든 것들을 반영하고 있는 듯한 음악 때문이다. 조프리드두르의 이번 작업은 드라마와 미스터리라는 각기 다른 장르에 삽입된 음악임에도 불구하고 아이슬란드의 여느 오리지널 스코어가 보여주는 고유의 냉랭한 분위기와 척박한 질감을 경험하게 해 준다. 물론 여기에는 조프리드두르만이 표현할 수 있는 시니컬하면서도 아련한 서정이 가미된 보컬을 통해 그녀만의 고유한 표출을 담아내고 있음은 당연하다. 영화의 경우 개인적인 상처를 안고 찾아간 낯선 곳에서 만난 이방인과의 정서적 교감을 내용으로 삼고 있는데, 음악은 극 중 등장인물들 각자에 존재하는 다면적이면서도 상반된 여러 감정과 분위기를 표현하고 있다. 특히 조프리드두르는 기악적으로 표현하는 듯한 보이스 허밍을 비롯해 가사가 있는 노래를 통해 인물들의 정서와 갈등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한다. TV 시리즈의 스코어에서도 보이스 활용이 있지만 주로 사운드의 요소와 같은 기능을 하고 있다. 때로는 글리치 한 사운드가 들리는가 하면 전자 악기의 전기 노이즈가 유입되는 등 불안한 음향이 눈에 띄는데, 어쩌면 미스터리하고 불안한 상황을 다루다 보니 사운드 또한 이를 닮아가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두 앨범 모두 다분히 어둡고 고립감이 느껴지는 분위기를 담고 있지만, 마냥 무겁지만은 않은 애잔한 서정을 바탕에 두고 있어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추운 날씨가 그리워지는 앨범들이다.

 

2021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