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즈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James Francies의 두 번째 앨범. 데뷔 이전부터 이미 미국 재즈계에서 차세대 젊은 연주자로 주목받았던 제임스는 Blue Note에서 발매한 첫 앨범 Flight (2018)를 통해 확실히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하는 데 성공한다. 이번 앨범에는 그의 오랜 친구인 베이스 Burniss Travis와 드럼 Jeremy Dutton 외에도 전작에 참여했던 비브라폰 Joel Ross, 기타 Mike Moreno 등을 비롯해 색소폰 Immanuel Wilkins, 보컬 Peyton, Elliott Skinner, Bilal 등은 물론 드럼 프로그래밍과 현악기들도 함께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제임스가 지향하는 음악적인 방향에서는 큰 변화는 없지만, 확실히 예전보다 한층 스타일리시 해진 구성과 화려한 사운드가 귀를 사로잡는다. 재즈가 지닌 개방적 성격을 활용하여 그 안에 미국적인 다양한 장르적 요소를 결합하고 이를 하나의 절충적 표현으로 완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앨범은 많은 흥미로운 점을 포함하고 있다. 재즈의 그루브는 이미 기존의 감각기관에서 경험에 의해 전해지던 방식과 다르며, 리듬이나 멜로디의 고전적 개념에 기대어 이 앨범을 듣는다면 조금은 혼란스러울 지점도 분명 존재한다. 그 외에도 악기 고유의 발성보다는 과하게 컴프레싱되거나 디스토션 된 사운드, 보코더나 보이스 모듈레이션을 통해 굴곡된 보컬, 정위감보다는 입체감을 강조한 공간 구성 등은 확실히 최근의 트렌드와 취향이 반영된 감각적인 모습이다. 애플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움직이는 커버 아트는 재미있지만, 고음질 음원으로 들었을 때 더 큰 음악적 쾌감을 경험할 수 있다. 재즈의 전통적인 문법과 관습의 제약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음악적 표출의 가능성을 개방하고 새로운 표현을 주류의 언어로 만드는 힘이 레이블의 80년 넘는 역사를 이어온 동력이라는 사실을 이 앨범은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2021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