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ound

Jean Louis Matinier & Marco Ambrosini – Inventio (ECM, 2014)

장-루이 마티니에와 마르코 암브로시니의 ECM 듀엣 앨범. 이들 두 뮤지션의 연주는 이들이 각자 사용하는 악기들 만큼이나 독특하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출신인 이들은 각각 아코디언과 니켈하르파라는 민속적 특성이 강한 악기를 연주하고 있지만, 연주 자체는 악기의 본원적 성격에서 벗어난 다른 음악적 지반에서 펼쳐지고 있다. 때문에 이들이 지금까지 선보였던 음악들은 다원적이며 장르 접합적 특징이 강하다. 이러한 공통의 특징을 지닌 두 뮤지션이 함께 작업한 이번 앨범 또한 이들의 음악적 특색이 잘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 바흐, 비버, 페르골레시 등 바로크 시대의 음악들을 모티브로 활용하여 이들은 자신들의 음악이 지닌 다원적 성격을 더욱 발본화하고 있다. 바로크의 원전들은 현대음악의 문법들로 해체되고, 민속적 악기들을 이용해 강한 에스닉의 표현들로 재구성된다. 또한 이들은 듀엣이라는 연주의 형태에서 보여줄 수 있는 긴밀한 호흡의 일치를 앨범 전체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마치 서로가 상대의 존재 속에서 자신들의 모습을 발견하려는 듯한 일체감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 자체가 음악적 긴장을 이루는 축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4세기가 지난 과거의 원전들을 오늘 날에 어떻게 연주할 것인가,에 대한 실천들은 과잉하는 반면, ‘재구성’의 방식에 대한 음악적 질문조차 흔치 않은 상황을 생각해본다면, 이들의 ‘발견’에 관심 갖을 이유는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들의 연주 그 자체 만으로도 귀 기울일 가치는 충분하다.

2014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