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재즈 피아니스트 Jean-Paul Daroux, 베이스 Jean-Christophe Gautier, 드럼 Luca Scalambrino 등으로 구성된 Jean-Paul Daroux Project 트리오의 앨범. 이번 앨범은 La legende des 7 (2018) 이후 3년 만에 프로젝트 트리오 이름으로 발매된 녹음으로 동일한 라인-업에 후속의 성격도 지닌다. 트리오 포맷이지만 이들이 들려주는 사운드는 그 범위를 넘어선 화려함을 지니고 있다. 멤버 모두 정통 어쿠스틱 악기를 사용하지만, 이들이 구사하는 언어는 재즈-록에 가깝고 그 표현 역시 역동적인 변화를 끊임없이 유도한다. 기본 사운드의 제약에도 불구하고 장-폴은 오소독스한 정형에서 벗어난 독특한 코드 구성으로 텐션을 자극하고, 장-크리스토프는 보우나 다양한 타현을 이용해 이색적인 폴리포니 사운드의 질감을 연출하며, 루카 또한 록 특유의 접근을 통해 역동적인 이미지를 만든다. 물론 곡 자체가 이와 같은 표현을 가능하게 해주는 작곡 및 편곡이 이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전자 악기의 도움 없이 다양한 사운드의 텍스쳐와 이미지를 연출하는 시도 자체도 인상적이고 그 결과 또한 훌륭하다. 앞에서는 단순히 재즈-록 스타일이라고 표현하긴 했지만, 이 안에 내재한 다양한 장르적 혼용을 허용하는 것은 이들 프로젝트 트리오의 특징이기도 하다. 기존의 언어를 활용해 그 표현의 한계를 넘어선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2021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