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의 재즈 피아니스트 요아힘 멘셀의 퀸텟 신보. 재즈에서 흔히 생각하는 퀸텟 편성과 달리 JMQ는 Weronika Plutecka (violin), Szymon Mika (g), Paweł Wszołek (b), Szymon Madej (ds)라는 다소 낯선 구성으로 이루어졌다. 이번 앨범은 자신의 기존 정통적인 재즈 퀸텟 대신 슬라브 음악과의 접합을 염두에 둔 새로운 포맷으로 녹음되었다. 여기에서 멘셀은 피아노와 함께 손풍금의 일종인 허디거디라는 악기를 연주하고 있는데, 앨범의 콘셉트에 맞게 새로운 악기에 대한 도전도 함께 포함하고 있는 셈이다. 그동안 멘셀이 선보였던 음악은 재즈의 기본적인 어법에 비교적 충실한 태도를 보이면서 동시에 유러피언 특유의 개방성에 의지한 유연함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실제로 그의 작업은 정통적인 재즈의 포맷에 고유한 연주는 물론 무도곡이나 오케스트레이션 혹은 합창 등 표현의 확장을 염두에 둔 작곡도 포함된다. 이번 작업 또한 이와 같은 멘셀의 음악적 확장과 관련해 감상할 수 있는데, 민속적 요소를 강조한 것이 이번 앨범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이번 앨범에서 다루고 있는 동유럽의 민속적 테마와 재즈의 접합은 낯선 시도라고 할 수 없다. 다만 이전의 결합 시도의 예와는 다른 JMQ만의 독특한 측면이 강하게 부각되는 것도 사실이다. 허디거디나 바이올린 같은 악기 자체가 발산하는 특유의 민속적 질감은 전자 기타와 모던한 감각이 실린 드럼 비트와 묘한 대칭적 조화를 이룬다. 마치 세련된 퓨전을 듣는 듯한 감각적인 접근을 통해 민속적 요소를 수용하고 있는데, 이는 JMQ만의 고유한 스타일처럼 보이는 것은 분명하다. 앨범의 수록곡은 모두 멘셀의 오리지널로 현대 재즈의 문법에 슬라브 민속 음악적 테마를 배열하는 방식이며, 제목 또한 "Polonez", "Oberek", "Kujawiak" 등과 같이 폴란드의 민속 무곡 이름을 빌려 붙이고 있다. 타이틀이나 테마의 민속적 특징이 강조되고 있지만 진행에 있어서는 재즈의 기본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감각적이고 이국적이지만 전혀 이질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세련된 조화를 선보이고 있다.
2018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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