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신예 재즈 피아니스트 Joel Lyssarides의 트리오 앨범. 신인들의 음악이나 연주를 감상할 때 더해지는 관대함이라는 어드밴티지를 적용하지 않더라도 조엘의 경우에는 듣는 순간 귀를 사로잡는 마법과도 같은 강한 힘이 느껴진다. 정규 풀타임 리코딩으로는 세 번째에 해당하지만, 지금까지 싱글이나 미니 앨범 혹은 동영상 플랫폼 등을 통해 조엘이 선보인 여러 연주를 접한 경험이 있다면 그의 나이가 이제 겨우 30세라는 점에 놀라게 될 것이다. 그만큼 조엘의 연주는 완숙미뿐만 아니라 유연하면서도 치밀하고, 직관적이면서도 창조적이다. 그의 연주에서 드러나는 클래식적인 엄밀함은 해당 장르의 여러 뮤지션들과의 협연을 통해 드러나기도 했으며, 다른 한편 재즈가 지닌 창의적인 임프로바이징에 있어서도 오늘날의 여러 거장들의 실루엣이 겹쳐질 만큼 무척 인상적이다. 어찌 보면 크로스 오버적인 장르적 중첩을 연상할 수도 있을 법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그의 연주는 재즈의 기본적인 스텐스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이고, 오히려 그 언어와 표현을 정교하게 재현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오소독스 한 완고함을 보여주는 대신 내적으로 응집되는 창의적인 표현을 보여줌으로써 조엘이 지닌 유연한 독창성을 드러내기까지 한다. 이와 같은 인상은 베이스 Niklas Fernqvist와 드럼 Rasmus Blixt와 함께 고전적인 유형의 트리오로 녹음된 이번 앨범에서도 고스란히 표현된다. 이와 같은 트리오의 조합은 조엘이 지닌 음악적 특징을 보다 극적으로 드러내는데, 유연하면서도 세련되고 정교한 인터플레이는 마치 피아니스트의 의도를 완벽하게 재현하기 위해 조율된 듯한 훌륭한 일체감을 경험하게 한다. 특히 조엘의 이전 앨범에서도 호흡을 맞춰온 니클라스와 펼치는 다양한 유형의 프레이즈는 마치 한 몸과도 같은 완벽한 일체감을 보여주며 깊이 있고 묵직한 배음과 하모니를 보여준다. 이들의 호흡 속에서 드럼은 풍부한 이미지를 연출하며 화려함과 긴장을 채식하는 다채로운 분위기를 구성하는데, 다양한 스타일의 연주 속에서 벨로시티의 강약과 더불어 속도의 완만에 기민하게 대응하며 집중력과 응집력을 이어가는 모습은 무척 인상적이다. 특히 돌비 애트모스로 마스터링된 음원에서 느껴지는 음악적 정위감은 기존 스테레오 사운드에서의 공간과는 다른 생생한 현장감을 경험하게 하는데, 이는 이들 트리오의 음악적 특징을 보다 극적으로 부각하는 역할을 한다. 눈부시고 생생하면서도 친숙하고 우아한 연주를 담고 있는 앨범이다.
2022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