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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annes Luley - Follow Your Heart (My Sonic Temple, 2021)

미국에서 활동 중인 독일 출신 기타리스트 Johannes Luley의 앨범. 요하네스는 1980년대부터 기타리스트로 경력을 쌓기 시작했고, 미국으로 이주한 1990년대에는 록과 팝 등 유명 뮤지션들의 스튜디오 세션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친 것으로 전해진다. 2000년대 이전까지는 주로 록 그룹 활동에 주력했다고 전해지는데, 특히 프로그레시브를 지향하는 Hopscotch는 그 시기의 주요 성과로 손꼽히기도 한다. 201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요하네스는 본격적으로 자신의 이름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시작하는데, Tales From Sheepfather's Grove (2013)의 경우 여전히 프로그레시브 록의 경향적 특징들을 배경으로 하는 반면, Qitara (2017)에서는 재즈적인 어법과 표현들을 조금씩 수용하며 기존 자신의 음악에 재즈-록 혹은 퓨전의 특징을 반영한 듯한 미묘한 변화를 보이게 된다. 2020년대에 들어 처음으로 발표한 이번 작업에서 요하네스는 재즈를 바탕에 둔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게 되는데, 베이스 David Hughes, 드럼 Dicki Fliszar, 트럼펫/플루겔호른 Jonas Lindeborg, 색소폰/클라리넷 Max Kaplan 등으로 라인-업을 꾸린 것만 보더라도 전작들 대비 이번 녹음에서 보여준 차이를 짐작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이번 앨범에서 흥미로운 것은 “Blue In Green”을 제외한 나머지 8곡을 ECM의 과거 카탈로그에서 선곡했다는 점인데, Ralph Towner, John McLaughlin, John Abercrombie 등과 같은 기타리스트의 원곡들 외에도 Eberhard Weber, Manfred Schoof, Kenny Wheeler 등 레이블 대표 뮤지션들의 오리지널도 함께 포함하고 있다. ECM 커버의 목적에 대해 요하네스는 직접적인 설명을 덧붙이고 있지는 않지만, 감염병 사태로 인한 휴지기에 2017년 전작에서 시도했던 재즈 지향적 접근을 근본적인 시각에서 새롭게 구체화하고자 하는 의도만큼은 분명히 읽을 수 있다. 이는 마치 기존 자신의 언어 속에서 재즈를 수용하는 방식에 대한 해답이기도 하고, 장르적 선택과 관련한 개인의 사운드에 대한 취향과도 일정한 연관이 있어 보이는데, ECM을 레퍼런스로 삼고 북유럽 출신 뮤지션 두 명을 세션에 합류시킨 대목에서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을 듯하다. 원곡에 대한 해석에서 요하네스는 오리지널리티와의 관계 속에서 균일한 거리를 염두에 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원곡이 친숙하다면 쉽게 제목을 떠올릴 수 있는 대신 그 뉘앙스에서는 기존 요하네스의 연주들이 연상되는 미묘한 텐션이 존재한다. 덕분에 다양한 레퍼토리에도 불구하고 균일한 사운드의 톤과 음악적 발란스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상적인 완성을 이룬다.

 

2022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