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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John Raymond & Real Feels - Joy Ride (Sunnyside, 2018)


미국의 트럼펫 및 플뤼겔호른 연주자 존 레이몬드의 리얼 필즈 트리오 신보. 2014년 기타리스트 Gilad Hekselman과 드러머 Colin Stranahan 등으로 결성된 트리오는 연이어 발매된 Real Feels (2016)와 Live Vol. 1 (2016)을 통해 독특한 구성과 사운드를 선보이며 미국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낸다. 2012년 데뷔한 레이몬드에게 있어 이번 앨범은 통산 다섯 번째이며 트리오로는 세 번째 발매작으로 북미의 재즈 명문 Sunnyside를 통해 발표되었다. 베이스 없이 호른-기타-드럼으로 구성된 트리오 포맷은 낯설지만 Ron Miles, Bill Frisell, Brian Blade의 2012년 작업은 이와 같은 형식의 성공적 사례로 손꼽을 수 있다. 레이몬드 본인 스스로 론 마일즈의 Quiver 트리오에 영향을 받아 RF를 시도하게 되었음을 밝히고 있고, 이제는 자신의 고유한 음악적 표출을 대표하는 형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번 앨범에서는 지난 과정을 통해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선명한 음악적 표현을 선보이고 있다. 리더의 견인력을 바탕에 두고 규범적 진행 형식에 충실한 이들의 연주는 전통적인 어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대신 이들은 개별 공간에서의 자율적 표현과 조합의 다양한 가능성을 개방함으로써 RF 특유의 명징한 분위기를 연출하게 된다. 플뤼겔호른 특유의 온화한 톤은 균일하게 지속하는 대신 곡의 테마나 진행에서의 요구에 따른 기타와 드럼의 능동적인 개입을 통해 앙상블과 텐션의 균형을 이어가고 있다. 내밀함을 우선에 둔 공간 구성이지만 기타와 호른의 루프 반복이나 오버 더빙을 이용해 범위를 넘어선 확장적인 사운드를 연출하는가 하면 서정적인 테마와 대비되는 긴장의 요소들을 개입시켜 나름의 극적인 분위기를 형성하는 등 RF만의 유니크함이 반영된 표현들을 끊임없이 선보이기도 한다. 폴 사이먼, 본 아이버, 피터 가브리엘, 밥 딜런 등의 원곡은 물론 찬송가를 자신들의 방식으로 커버하면서 자신들의 음악적 기원과 더불어 스스로의 의식 속에 존재하는 미국적 가치에 질문을 던진다. 이에 레이몬드는 음악의 보편성에 기대에 답을 찾고 있는 듯하다.

2018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