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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Jordane Tumarinson - Odyssée (Naïve, 2022)

프랑스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Jordane Tumarinson의 앨범. 조르다니는 19세의 나이에 피아노에 대한 재능을 발견하고 이후 클래식 음악에 매진했지만, 이후 의학을 공부하고 의사로 복무한 것으로 전해진다. 33세에 이르러 다시 피아노를 연주하기 시작했고 그때 작곡에 대한 열망도 함께 깨닫게 되었다고 하는데, 웹을 통해 공개한 일련의 싱글들이 많은 사람으로부터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게 되고 마침내 첫 정규 앨범 Présence (2018)를 발표하게 된다. Jorson과 1631 Recording을 통해 싱글, EP, 풀타임 리코딩 등을 꾸준하게 선보이며 4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나름의 음악적 입지를 확보하게 되고, 이제 Naïve를 통해 여섯 번째 정규 앨범을 발표하며 모던 클래시컬 계열에서 중요한 인물로 떠오르게 된다. 짧은 기간 동안 수많은 다작을 발표하면서도, 피아노를 중심에 둔 그의 음악은 낭만주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고전적인 엄밀함을 고유한 표현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는 전통적인 클래식 팬들에게도 그의 음악이 호소력을 가질 수 있는 요인이자, 동시에 현대적인 흐름에 입각한 경향적 특성을 좋아하는 청자에게도 인상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조르다니의 작곡은 전통적인 형식에 비교적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구조화된 체계에 기반을 둔 진행이 특징이며, 연주 또한 트레디셔널 한 규범과 주법을 구사하여 비교적 친숙한 모습으로 전달된다. 이번 앨범 역시 지금까지 그가 보여준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가장 조르다니 다운 작곡과 연주를 들려준다. 전체적으로 통상적인 그랜드의 사운드에 기계적인 서스테인을 제외하면 일상적 측면이 부각되는 리버브로, 흔히 피아노 연주를 감상하기에 최적화된 녹음이 주를 이룬다. 물론 이번 앨범에서도 현대적인 특징이 반영된 연주도 몇 곡 포함되어 있는데, 주로 후반부에 배치된 이와 같은 트랙들은 그랜드의 사운드를 조금 펠트 하게 튜닝하고 공간적 잔향을 강조하여, 소리 그 자체만으로도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이는 단순한 사운드의 차이로 구분되는 것은 아니며 곡 또한 미니멀한 구성을 바탕으로 진행되거나 순수하게 정서적 반영을 강조하는 등, 그 내용에서도 나름의 차별을 이루기도 한다. 이와 같은 모습을 보면 조르다니에게는 내용과 형식에 대한 나름의 음악적 강박이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듣는 입장에서는 오히려 친절처럼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조르다니의 음악이 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받을 수 있는 것은 감성적인 그의 이야기가 정서적 보편성에 근거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고, 이번 앨범 또한 이를 충분히 증명하고 있다.

 

2022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