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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Kajsa Lindgren - Momentary Harmony (Recital, 2021)

스웨덴 작곡가 겸 사운드 아티스트 Kajsa의 앨범. 이번 앨범은 지금까지 카이사가 선보였던 음악적 탐험을 총괄하면서도 이번 녹음만의 새로운 음악적 접근을 시도하려는 듯한 느낌을 보여주고 있다. WOMB (2018)에서의 사운드 콜라주적인 특징과 아울러 Everyone Is Here (2019)의 다크 앰비언트적인 성격을, 마치 요소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듯한 이번 앨범은 사운드에서보다 독특한 텍스쳐를 완성하기 위해 베이스 Vilhelm Bromander, 고토/기타/보이스 Maxwell August Croy, 첼로 Åsa Forsberg, 류트 Pär Lindgren, 피아노/보이스 Sean McCann, 색소폰 Jörgen Pettersson 등 다양한 장르의 유명 플레이어들은 물론 일렉트로어쿠스틱 계열의 유명 작곡가에 이르는 뮤지션들이 연주에 참여하고 있다. 녹음은 마치 개별 연주자들의 집단적 창의를 개방하고 그 안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사운드와 효과들을 고스란히 담아낸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때문에 다분히 아방가르드적인 인상을 주기 쉽지만 이와 같은 소리들은 각 곡의 테마에 걸맞은 일련의 플로우에 의식적인 수렴을 보이며 정서적인 내밀함을 축적하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연주자와 악기의 편성은 개별 곡의 성격에 맞게 이루어지고 섬세한 조율을 통해 작곡의 의도를 강하게 반영하고 혼란스러움보다는 오히려 치밀한 공간 연출에 가까운 느낌을 풍긴다. 특히 강조되고 있는 것은 현장의 분위기다. 각 연주자들이 자신의 악기를 다루는 데 있어 발생하는 미세한 메커니컬 사운드조차도 녹음에서는 디테일한 보정을 통해 절묘하게 재현하는가 하면, 때로는 공간 내에서의 여러 움직임과 자연스러운 소리들까지 의도적으로 배치하고 있어 사운드를 통한 공감각적 경험을 제공하려고 애쓴 흔적을 엿볼 수 있다. 물론 일렉트로닉이나 필드 리코딩 등의 요소들을 활용해 전체적인 곡의 완성된 표현을 구현하기도 한다. 어쿠스틱 악기들을 활용하면서도 일렉트로닉 특유의 앰비언스를 연출한 점 또한 인상적이며, 다양한 사운드가 묘사하는 텍스쳐들이 서로 대비와 충돌을 일으키며 만들어내는 독특한 하모닉스도 무척 흥미롭다. 사운드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운 서정을 완성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앨범이다.

 

2021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