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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Keith Jarrett & Charlie Haden – Last Dance (ECM, 2014)

키스 자렛과 찰리 헤이든이 4년만에 다시 선보이는 ECM 듀엣 신보. 이와 같은 ‘닥치고 들어!’ 계열의 음반들에 대해 개인적인 감상을 적는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나와 같은 단순한 청자의 입장에서는 반가운 신보지만, 앨범을 전문적으로 리뷰하는 인간들에게는 분명 고통일 것이다. 음악적 소비를 돕는 리뷰어들이 다른 뮤지션들에게 들이대는 가혹한 잣대를 이들의 앨범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 없을 뿐더러, 작은 아쉬움조차 마음 깊은 곳에 묻어두고 장점이나 특징을 찾기 위해 모든 신경을 귀에 집중해야 한다. 또한 오랜 우정이니 음악성이니 감성이니 하는 단어들을 어떻게 자신의 글에 배열할지 고민해야 하고, 그 와중에도 자신의 글이 다른 리뷰어의 것과 달라야 한다는 강박에도 시달릴 것이다. 한 마디로 말해 두 사람의 이름은 그 어떤 리뷰로도 대체될 수 없다. 이 앨범은 기본적으로 이들의 듀엣 전작 Jasmine (2010)과 크게 다르지 않다. 두 뮤지션의 공간과 그 안에서 각자가 점유한 역할 뿐만 아니라, 귀에 익숙한 레퍼토리들을 소재로 삼고 있다는 점 역시 유사하다. 시적인 리릭처럼 음악적 멜로디를 풀어내는 자렛의 피아노도 그대로 이며, 기본적인 조성에 기초하여 안정감에 비중을 둔 헤이든의 베이스 역시 변함 없다. 그냥 편하게 들을 수록 더 많은 것을 들을 수 있는 앨범이다.

2014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