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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Ketil Bjørnstad – Sunrise: A Cantata on Texts by Edvard Munch (ECM, 2014)

피아니스트 케틸 비에른스타 신보. 음악과 앨범에서의 표제적 특성을 누구보다도 강조한 케틸이 이번 레코딩에서 핵심적인 에피그라프로 삼은 것은 노르웨이의 대표적인 표현주의 화가인 에드바르트 뭉크이다. 음악가는 화가의 삶과 작업을 전기적인 방식으로 서술하는 대신 뭉크의 작업에서 핵심에 주목하고, 이를 중심으로 케틸 자신의 음악적 재구성을 시도하고 있다. 음악가가 생각한 핵심은 앨범의 타이틀이기도 한 Soloppgang, 즉 Sunrise이다. 뭉크는 작업 전에 자기 작업의 동기에 대한 텍스트를 남기기도 했는데, 실제로 그는 다양한 시기에 걸쳐 Sunrise라는 테마를 사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음악가는 뭉크의 텍스트를 음악적으로 재현하는데 있어 자신의 모든 음악적 경험은 물론 작가로서의 인문학적 지식까지 활용하고 있다(케틸은 40여권의 책을 저술한 작가이며 실제로 뭉크에 관한 책을 집필한 적도 있다). Kari Bremnes와 Oslo Chamber Choir의 조합으로 텍스트의 음악적 나레이션을 이어가고 Bjørn Kjellemyr나 Hans-Kristian Kjos Sørensen와 같은 중량감 있는 뮤지션으로 음악적 완성을 이루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표제적 특징이 강조되었고, 특히 뭉크의 텍스트가 중심이 되다 보니 전체적으로는 다소 평면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앨범을 통해 감독이나 프로듀서의 역할과는 조금 다른 ‘뮤직 에디터’로서의 케틸의 음악적 상상력을 경험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이 레코딩은 2013년 뭉크 탄생 150주년을 기념해 녹음되었다고 한다.

2014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