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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Klaus Gesing, Björn Meyer, Samuel Rohrer - Amiira (Arjunamusic, 2016)


Klaus Gesing (bcl, ss), Björn Meyer (eb), Samuel Rohrer (ds) 트리오의 첫 정규 풀타임 레코딩. 결성과 동시에 임프로바이징과 체임버 뮤직의 독창적 결합을 시도했던 open source music (2013)이라는 짧은 EP를 통해 나름의 음악적 경향성을 드러냈던 GMR은 이후 각자의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을 계속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클라우스는 Norma Winstone의 ECM 작업에도 꾸준히 이름을 올렸으며 뵈른과 함께 오드 연주자 Anouar Brahem의 앨범에서 월드 뮤직 작업에도 참여한다. 사무엘 또한 이번 앨범을 발매한 Arjuna 레이블을 만들어 일련의 일렉트로닉, 어쿠스틱, 프리 임프로바이징 앨범들에서 제작자와 연주자의 활동을 병행한다. 이번 트리오 앨범은 2013년 레코딩 이후 보다 확장된 개별 뮤지션들의 음악적 관심사를 일정한 형식적 규범 내에서 합의하려는 시도처럼 보인다. 개별 곡은 물론 앨범 전체의 인상에서 클라우스의 베이스 클라리넷과 소프라노 색소폰이 만드는 멜로디와 라인이 부각되어 들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개별 연주자들이 점하는 위상과 연주에서의 공간 구성이라는 관점에서 앨범에 접근하면 전혀 다른 방식의 해석이 가능하게 된다. 실제로 누가 음악을 리드하는지 구분하기 힘들 만큼 개별 공간에 대한 자율성이 강조되고 있으며, 음악적 결과와 완성에 대한 합의를 전재한 치밀한 진행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한 예로 앨범의 첫 곡 "Shine On Me"에서는 클라우스가 테마와 전체 라인을 이끌지만 곡 자체가 갖고 있는 서정적 디테일과 긴장은 전혀 의외의 방식으로 진행되는 뵈른과 사무엘의 연주 속에서 담보된다. 이번 앨범에도 수록된 "Source One"을 2013년 연주와 비교하더라도 이러한 트리오 구성의 특징은 예전부터 존재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앨범 전체적으로 경험하게 되는 음악적 다양성 또한 어느 한 사람의 개인적 취향이 반영된 것인지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트리오라는 음악적 포멧 그 자체 속에 내재되어 있다. 공력은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이들처럼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법이다.

2017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