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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Konstantin Ionenko Quintet – Deep Immersion (FancyMusic, 2014)


우크라이나 출신의 베이스 연주자 콘스탄틴 이오넨코의 2014년 앨범.  팬시뮤직은 ECM과 Blue Note 등의 모스크바 디스트리뷰터로 사업을 시작해 몇 년 전부터 자신의 이름으로 앨범들을 발매하기 시작한 레이블이다. 현대음악과 재즈를 기본 타이틀로 하고 있어 러시아판 ECM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는 레이블만의 고유한 특징은 쉽게 찾아지지 않는다. 다만 재즈 분야만 놓고 본다면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모던 크리에이티브 계열의 장르적 취향을 보인다는 점은 분명한 듯 하다. 이 레이블은 비교적 젊은 뮤지션들에게도 레코딩 기회를 개방하고 있어, 소비에트 해체 이후 젊은 세대의 뮤지션들이 생산하는 음악들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기도 한다. 콘스탄틴 이오넨코 역시 그 중 한 명이다. 알토와 트럼펫의 퀸텟으로, 리더가 일렉 베이스를 연주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편성이나 음악적인 내용에 있어서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전통적인 스타일의 어법을 충실히 따라가고 있다. 인트로, 유니슨 혹은 3도 프레이즈로 시작해 솔로와 반복으로 이어지는 진행 역시 그대로고, 각각의 악기들 또한 본연의 고유한 역할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러시아 언어권 선배들이 종종 보여줬던 인접 장르와의 접합 시도도 없이 그냥 스트레이트한 음악을 선보인다. 심심할 수도 있지만 나름 미적 감성이 충만한 테마와 전통적 방식의 인터플레이가 만들어낸 사운드는 나름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해낸다. 만약 마스터링 과정에서 각 악기들의 공간적 특징을 잘 살려냈다면, 지금의 평이하고 플랫한 느낌과는 다른 분위기의 앨범이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함.

2014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