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활동 중인 앰비언트 계열의 뮤지션 Nathan Moas와 비올라 연주자 겸 작곡가 Mara Schwerdtfeger의 공동 앨범. 두 사람의 이름이 같은 타이틀에 걸려 있지만, 협업이라기보다는 각자 자신들의 곡으로 상대와 대화를 이어가는 듯한 앨범 구성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하나의 공통 관심사를 두고 대화를 나누고 있지만 각자 가지고 있는 음악적 배경은 조금 상이하다. 나탄은 신서사이저를 이용한 앰비언트 계열이라면, 마라는 현악을 중심으로 구성되는 모던 클래시컬에 가깝다. 또한 나탄이 사운드의 아르페지오나 반복 루프로 레이어링으로 구성의 변화를 주는 방식이라면, 마라는 현악의 라인을 구체화하는 사운드스케이프를 위해 전자 악기를 사용한다. 이와 같은 미묘한 음악적 대비에도 불구하고 앨범 전체적으로 균일한 어감과 분위기를 경험하게 된다. 숨 막히는 이미지의 묘사를 경청하는 순간 이것을 이어서 다른 방식의 화법으로 풀어가는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어쩌면 앨범 전체를 단 한 번의 숨도 고르지 않고 집중해서 들을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비교적 느린 BPM의 형식이라 사운드의 세밀한 플로우가 중요한 점을 생각한다면 이들의 앨범은 그 점에서 나름의 훌륭한 재능을 잘 펼치고 있다.
2021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