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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Lars Danielsson - Liberetto II (ACT, 2014)


스웨덴 출신의 베이스 및 첼리스트 라르스 다니엘손의 반가운 신보. 앨범의 타이틀에서 이미 모든 것을 다 말해주고 있다. Tigran (P, FR), John Parricelli (G), Magnus Öström (Ds, Perc, Elec) 등 Liberetto (2012)의 라인업이 다시 모여 녹음한 두 번째 앨범이며 Mathias Eick, Dominic Miller, Cæcilie Norby, Zohar Fresco 등 레코딩에 참여한 게스트들의 면모 역시 막강하다. 전작에 비해 트럼펫과 일렉 효과의 역할이 상대화 되었다는 점, 그에 비해 게스트들의 역할이 부각된 곡들이 존재한다는 점 등을 제외한면 거의 동일한 음악적 내용들을 보여주고 있다. 내면으로 침전해 들어가는 듯한 서정성을 바탕으로 재즈, 클래식, 민속 음악 등의 경계에서 실내악적 정교함으로 조율된 사운드를 선보인 이번 앨범 역시 전작의 기본적인 성격은 물론 그 느낌까지 고스란히 가져오고 있다. 이들 두 앨범의 가장 큰 미덕은 결코 과장하지 않는 음악적 표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뮤지션들의 연주와 프레이즈는 안을 향해 있고 심지어 솔로조차 개별 공간이 아닌 전체의 진행 속에서 묻어가는 듯한, 인터플레이가 팀 그 자체에 내면화된 느낌을 주고 있다. 때문에 속도감 있는 진행에서도 사운드의 부피가 조금 커졌다는 느낌을 줄 뿐, 음악 그 자체의 굴곡이 느껴지지 않는 안정감을 보여준다. 조금씩은 각기 다른 성격의 음악들이지만 각각의 표제적 의미를 담은 테마를 구성하는 방식은 정교함을 잃지 않고 있으며, 이러한 테마를 중심으로 한 진행에서의 엄격함 또한 두드러진다. 그만큼 전작과 신보 사이에는 아주 미묘한 차이의 거리감만 있을 뿐이다. 전작을 염두에 두고 이번 앨범을 녹음했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지만 라르스 본인을 포함한 4명의 성원들이 한 자리에 모인 순간, 이들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음악적 합의점은 이미 정해져 있다고 볼 수 있고 그것을 가장 잘 표현한 것이 전작을 포함한 이번 앨범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들의 음악과 연주 만큼이나 최적화된 감상용 사운드를 만들어낸 Jan Erik Kongshaug의 역할 또한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2014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