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재즈-록 그룹 Lawn Dogs의 앨범. 기타 Vincent Szabo, 피아노/키보드 Zoltán Cséry, 베이스 Kristof Szabó, 드럼 Szabolcs Varga 등 4인조로 이루어진 밴드이며 개인적으로 이들에 대해 알고 있는 사전 지식은 전혀 없다. 오디오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소스 기기에서부터 이를 재현할 수 있는 스피커를 세팅하고 가장 먼저 하는 것이, 흔히 말하는 레퍼런스용 음원을 재생해 청감을 하는 행위일 것이다. 특히 몇 년 전부터 DAC의 성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비교적 리즈너블 한 가격대에서 24bit 고해상도 음원은 물론 DSD 파일을 처리할 수 있는 가정용 장비들이 많이 선보였는데, 그래도 여전히 문제 되는 것이 바로 이와 같은 기기에서 재생할 수 있는 음악 파일이 그리 보편적이지는 않다는 점일 것이다. 물론 이와 같은 파일을 전문으로 제공하는 음원 판매 사이트나 스트리밍 업체도 존재하지만, DSD의 경우 녹음 단계에서부터 이를 염두에 두고 제작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아직은 그리 대중적인 형식은 아닌 듯하다. 2008년에 설립된 헝가리의 Hunnia은 오디오 파일러들에게 꾸준히 DSD 포맷의 음원을 제공해주는 몇 안되는 레이블인데, 주로 로컬 뮤지션들의 연주를 소개하고 재발매를 진행하고 있다. 레이블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의 기술 한계 탓에 PCM으로 변환하지 않으면 후반 작업이 어렵기 때문에 스튜디오 세션이나 공연에서의 녹음에 최대한 신경을 쓰는 대신 포스트 프로덕트 과정을 최소화하는, 가장 순수한 형태의 오디오 제공을 목표로 한다고 한다. 때문에 이들은 재즈나 클래식과 같은 장르에 특화된 모습을 보여주며, 론 독스 같은 그롭 또한 이에 가장 부합하는 좋은 예가 아닐까 싶다. 공교롭게도 동명의 그룹들이 워낙 많아 이들 4인조의 기존 음악을 디깅 하기가 곤란하지만, 이번 앨범만으로도 이들의 비범함을 경험하기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다. 다분히 7, 80년대를 연상하게 하는 레트로 한 사운드를 이용해 록적인 표현을 중심에 두고 그 안에 재즈의 임프로바이징 공간을 개방해 자신들만의 재즈-록 스타일을 연출하고 있다. 사운드 자체에 특별한 기교를 부리지 않는 스트레이트 한 톤이 연주와 그 합이 이루는 밀도감을 부각한다. 나름의 방식으로 다채로운 음악적 스타일을 선보이면서도 나름의 솔리드 한 분위기를 지속하는 데 있어 이와 같은 밀도감은 큰 역할을 한다는 인상을 주며, 개별적 직관성에 의지해 라이브 방식으로 완성한 듯한 터프하면서도 라우 한 분위기는 음악적 생동감을 더하는 데 큰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밀도감과 생동감을 고스란히 전하고 있는 오디오적인 만족감 또한 훌륭하다.
20220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