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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Lights & Motion - Dear Avalanche (Deep Elm, 2017)

 

포스트-락 밴드 라이츠 앤드 모션의 정규 네 번째 앨범. 스웨덴 출신의 20대 젊은 뮤지션 Christoffer Franzén에 의해 멀티 인스트루먼트 원-맨 프로젝트 그룹으로 탄생한 라이츠 앤드 모션은 데뷔 앨범 Reanimation (2013)의 발표와 동시에 온라인 상에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킨다. 수록곡 "Aerials"와 "Faded Fluorescence"가 연이어 영화 트레일러에 사용된 것을 시작으로 "The March"는 구글의 글로벌 커머셜과 오스카 시상식에서 배경 음악으로 등장하며, "Home"이나 "Drift"와 같은 곡은 지금까지 수 많은 광고 음악에 활용되어 이미 우리에게도 매우 친숙하다. 영화와 TV 그리고 CF 음악 분야까지 진출해 포스트-락 뮤지션으로는 이례적인 대중적 인지도와 상업적 성공을 거두기도 한다. 실제로 그의 음악은 영상 작업과 조화를 이룰 만큼 시각적 자극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들이 다분하여 시네마틱 포스트-락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음악 그 자체 만으로도 슈게이즈나 얼트 락 심지어는 앰비언트 애호가까지 포용할 수 있는 폭넓은 확장성 또한 지니고 있다. 이번 앨범 역시 그가 지금까지 선보였던 음악적 특징들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혼자서 정교하게 중첩시킨 사운드 레이어가 만들어 내는 효과는 여전히 웅장하며 뛰어난 오케스트레이션 이펙트로 완성된다. 첫 곡  "This Explosion Within"은 2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앨범 전체의 분위기를 압도하는 인상적인 연주를 들려주며, "Perfect Symmetry"에서 만들어내는 시각적인 이미지 효과 역시 크리스토퍼 다운 면모를 대변하고 있다. 불면증 환자인 작곡가 자신의 개인 취향(?)이 반영된 "Lucid Dreaming"이나 "As They Sleep", 뮤지션 자신의 심리적 정서가 투영된 듯한 "Anomaly"나 "Anamorphic" 같은 곡의 제목도 눈길을 끈다. 5년 가까운 시간 동안 커다란 기복 없이 일관된 음악을 선보인 것도 대단하다. 쉽게 질릴 법도 한데 반복해서 듣게 된다.

 

20170506